러브버그 접촉 시 민감 체질자 주의 필요
도심에 급증한 러브버그로 인해 시민들이 불편을 호소하는 가운데, 피부 장벽이 약한 사람이 러브버그와 접촉할 경우 피부에 자극을 느낄 수 있어 주의가 요구된다.
5일 김현정 가천대길병원 피부과 교수는 "러브버그는 강한 독성 체액을 분비하는 Paederus속 곤충과 달리, 피부에 심한 물집을 유발하는 독성 성분은 보유하고 있지 않다"면서도 "사체나 배설물이 고온다습한 환경에서 피부에 장시간 접촉할 경우, 세균 증식이나 산화물 생성으로 인해 자극성 접촉 피부염이 발생할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러브버그의 체액이나 배설물이 직접적으로 피부염을 유발한다는 의학적 근거는 현재까지 확인되지 않았지만, 피부 장벽이 약한 사람들에게는 러브버그로 인한 피부 증상이 더 흔하게 나타날 수 있다는 것이다.
일명 '러브버그'로 알려진 붉은등우단털파리 / 뉴스1
김 교수는 "아토피 피부염이나 노인성 건피증 등으로 피부가 민감한 사람들은 러브버그의 체액이나 잔여물과 접촉했을 때 염증 반응이 더 쉽게 발생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이어 "피부 장벽이 약한 사람이 러브버그와 접촉했다면, 즉시 미지근한 물과 순한 세정제로 해당 부위를 세척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했다.
만약 러브버그와 접촉한 이후 피부 가려움이나 화끈거림 등의 증상이 있으면 냉찜질로 진정시켜야 한다. 경미한 증상의 경우 저자극 보습제만으로도 충분히 개선 가능하다.
그러나 심한 자극을 느끼거나 부종·수포가 발생한 경우에는 국소 저농도 스테로이드제(Hydrocortisone 1% 등)를 사용해야하며, 증상이 지속되면 반드시 피부과 전문의의 진료를 받아야 한다.
기사의 이해를 돕기 위한 자료 사진 / 뉴스1
민감 체질이 아닌 일반인도 러브버그 유행 시기에는 기본적인 위생 수칙을 준수하는 것이 좋다. 피부에 묻은 곤충을 손으로 문지르지 말고, 마른 수건이나 물티슈로 조심스럽게 제거한 후 손을 씻는 것이 바람직하다.
접촉 부위는 가능한 빨리 세척하고, 외출 시에는 점막 보호를 위해 마스크 착용도 도움이 된다.
엄중식 가천대 길병원 감염내과 교수는 "러브버그가 인체에 감염을 매개하거나 직접 유발했다는 보고는 현재까지 없다"며 "3~4주의 유행 기간이 지나면 자연적으로 사라지므로, 불편하다면 피해 다니는 것 외에 특별한 대응 방법은 없다"고 조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