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년 07월 15일(화)

국민 지지율 2%인데 퇴임 앞두고 월급 2배 '셀프 인상'해 난리 난 여성 대통령

페루 대통령, 지지율 2%에도 월급 2배 인상 논란


페루의 디나 볼루아르테(63) 대통령이 자신의 월급을 2.2배 인상하는 결정을 내려 국민적 공분을 사고 있다. 


특히 현재 지지율이 고작 2%에 불과한 상황에서 이루어진 급여 인상은 정치적 위기를 더욱 심화시킬 것으로 전망된다.


clip1751607257809.jpg디나 볼루아르테 페루 대통령 / GettyimagesKorea


AFP통신 등 외신에 따르면, 페루 정부는 2일(현지 시간) 일간 엘페루아노를 통해 대통령 급여 조정안이 포함된 대통령령을 공식 발표했다. 


4일부터 시행되는 이 법령에 따르면, 볼루아르테 대통령의 월급은 기존 1만6000솔(약 614만 원)에서 3만5568솔(약 1360만 원)로 대폭 인상된다. 이는 페루 최저임금 1025솔(약 39만 원)의 무려 35배에 달하는 금액이다.


정부의 해명과 국민들의 반발


라울 페레스 레예스 경제부 장관은 기자회견에서 "이번 급여 인상은 지난해 11월 시행된 예산법 및 공무원법 규정에 근거한 조치"라고 해명했다.


페루 당국은 또한 대통령 급여가 볼리비아를 제외한 남미 국가들 중 가장 낮은 수준이며, 수년간 동결되어 장관들의 평균 급여의 절반에 불과했다는 점을 인상 배경으로 제시했다.


기사의 이해를 돕기 위한 자료 사진 / gettyimagesBank기사의 이해를 돕기 위한 자료 사진 / gettyimagesBank


그러나 현지 언론은 관련 국무회의 회의록이 비공개로 처리되어 투명성이 결여됐다고 강하게 비판하고 있다.


국민들 사이에서도 경제적 어려움을 겪고 있는 국가 상황에 맞지 않는 과도한 인상이라는 비판의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여론조사 기관 입소스가 지난 5월 전국 만 18세 이상 1207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조사에서 볼루아르테 대통령의 국정운영 지지율은 고작 2%로, 사상 최저치를 기록했다. 이는 그녀의 리더십이 이미 심각한 위기에 처해 있음을 보여준다.


정치적 위기 심화 우려


볼루아르테 대통령은 이른바 '롤렉스 게이트'로 불리는 고가 장신구 부정 취득 논란과 비밀리에 코 성형 수술을 받았다는 의혹 등으로 신뢰도가 크게 하락한 상태다.


GettyImages-2158976598.jpgGettyimagesKorea


더욱 심각한 것은 2022년 12월부터 2023년 1월까지 이어진 탄핵 반대 시위 과정에서 군경에 강경 진압을 지시해 수십 명의 사망자를 발생시킨 혐의로 수사를 받고 있다는 점이다.


볼루아르테는 2022년 12월 페드로 카스티요 전 대통령 탄핵 이후 부통령에서 대통령직을 승계했으며, 그녀의 임기는 내년 7월까지다.


차기 대선은 내년 4월 12일로 예정되어 있다.


페루 정치 전문가들은 "국민의 신임을 완전히 잃은 상황에서 급여 인상을 강행한 것은 정치적 자살행위나 다름없다"며 "이로 인해 페루의 정치적 불안정이 더욱 가중될 것"이라고 전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