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년 07월 10일(목)

우리집 고양이가 왼쪽으로 자는 이유?... "언제든 OOO 준비!"

고양이의 수면 습관, 단순한 자세가 아닌 생존 전략이었다


고양이가 주로 왼쪽으로 누워 잠을 자는 현상이 단순한 습관이 아닌 진화적 생존 전략이라는 연구 결과가 발표됐다.


대부분의 반려인들은 고양이가 하루 중 많은 시간을 수면에 할애한다는 사실은 알고 있지만, 그 수면 자세에 담긴 의미를 깊이 생각해보지 않았을 것이다.


인사이트기사의 이해를 돕기 위한 자료 사진 / Pixabay


지난 3일(현지 시간) 외신에 따르면 독일 보훔루르대 행동신경과학자 오누르 귄튀르쾨른 교수 연구팀은 최근 과학 저널 '커런트 바이올로지'에 고양이의 수면 자세에 관한 흥미로운 연구 결과를 발표했다.


연구팀은 유튜브에 업로드된 수면 중인 고양이 영상 408개를 분석한 결과, 전체의 65.1%에 해당하는 266마리가 왼쪽으로 누워 자는 경향을 보였으며, 나머지 142마리(34.8%)만이 오른쪽으로 누워 잠을 자는 것으로 나타났다.


고양이 수면 자세의 과학적 의미


연구팀의 분석에 따르면, 고양이가 왼쪽으로 누워 자는 습관은 생존과 직결된 진화적 적응의 결과로 볼 수 있다.


고양이의 왼쪽 시야는 뇌의 오른쪽 반구와 연결되어 있는데, 이 영역은 공간 인식, 위협 감지, 빠른 도주 반응 조정 등 생존에 필수적인 기능을 담당한다.


왼쪽으로 누워 자는 자세는 고양이의 왼쪽 시야가 자신의 몸에 가려지지 않도록 하여, 잠을 자는 취약한 상태에서도 외부 위험에 더 신속하게 대응할 수 있게 해준다.


인사이트기사의 이해를 돕기 위한 자료 사진 / Pixabay


연구팀은 "수면은 동물에게 있어 가장 취약한 상태 중 하나로, 포식자에 대한 경계 능력이 급격히 떨어진다"며 "왼쪽으로 누워 자는 습관은 위험을 빠르게 감지하고 반응하기 위해 진화한 생존 전략일 가능성이 높다"고 설명했다.


즉 위험 상황이 발생하면 언제든 도망칠 준비를 하는 것이라 볼 수 있다. 


고양이 수면의 특성과 패턴


고양이의 수면 시간은 일반적으로 16~20시간에 달한다.


유튜브 채널 '윤샘의 마이펫상담소'의 윤홍준 수의사에 따르면, 고양이가 낮 시간 대부분을 자면서 보내는 것처럼 보이는 이유는 그들의 생체 리듬 때문이다.


야행성 포식자인 고양이에게 하루는 초저녁에 시작해 동이 틀 무렵 끝나기 때문에, 인간이 활동하는 낮 시간에 고양이는 주로 휴식을 취하는 것이다.


고양이의 수면은 얕은 잠인 렘수면과 깊은 잠인 비렘수면으로 구분되는데, 특이하게도 고양이의 수면 중 75%가 렘수면으로 이루어져 있다. 이는 항상 주변 환경에 대한 경계를 유지해야 하는 고양이의 본능적 특성을 반영한다.


렘수면 상태에서 고양이도 인간처럼 꿈을 꾸는 것으로 추정된다.


인사이트Youtube '윤샘의 마이펫상담소-Pet Clinic'


비렘수면 상태일 때 고양이는 몸을 둥글게 말고 자는 특징적인 자세를 취하는데, 많은 고양이 반려인들은 이 자세가 암모나이트 화석과 닮았다 하여 '냥모나이트' 자세라고 부른다.


윤홍준 수의사는 "비렘수면일 때 고양이는 깨워도 바로 일어나지 못하고, 일어나도 상황 파악을 하지 못하고 멍하게 있기도 한다"며 "냥모나이트 자세로 잘 때는 깨우지 않는 게 좋다"고 조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