폭염 속 비극, 차량에 방치된 2살 아이 사망
스페인을 강타한 40도 이상의 극심한 폭염 속에서 차량 내부에 장시간 방치된 2살 남아가 사망하는 안타까운 사고가 발생했다.
이번 사고는 아버지의 부주의로 인해 아이가 뜨거운 차 안에 약 6시간 동안 갇혀 있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기사의 이해를 돕기 위한 자료 사진 / gettyimagesBank
스페인 현지 언론 엘 파이스 등의 보도에 따르면, 지난 2일(현지시간) 오후 3시경 스페인 코스타 도라다 지역 발스 산업단지에서 차량 내부에 의식을 잃은 채 방치된 유아가 발견됐다는 신고가 접수됐다.
경찰 조사 결과, 산업단지에서 근무하는 아이의 아버지가 출근 과정에서 아이를 차에 태운 사실을 완전히 잊은 채 일을 시작한 것으로 파악됐다.
차량 주변을 지나던 동료가 우연히 차 안에 있는 아이를 발견하고 즉시 아버지와 구급대에 연락했다.
구급대가 도착했을 때는 이미 아버지와 동료들이 아이를 차량 밖으로 꺼내 시원한 곳으로 옮긴 상태였다. 구급대원들은 병원으로 이송하는 과정에서 심폐소생술을 실시했으나 결국 아이는 사망했다.
폭염과 밀폐된 차량, 치명적인 조합
기사의 이해를 돕기 위한 자료 사진 / gettyimagesBank
사고 당일 해당 지역의 기온은 섭씨 37도까지 올랐으며, 밀폐된 차량 내부는 외부보다 온도가 더 높아질 수 있어 경찰은 아이가 열사병과 탈수로 사망했을 가능성이 크다고 보고 있다. 정확한 사망 원인은 부검을 통해 확인될 예정이다.
경찰은 아버지가 아이를 뒷자석에 태운 사실을 잊어버린 것으로 추정하고 있으나, 현재 아버지가 심리적 충격 상태에 있어 치료 후 자세한 조사를 진행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현재까지 아버지의 정식 체포 여부는 공개되지 않았다.
이번 사고는 유럽을 비롯한 전 세계가 이상 폭염으로 고통받고 있는 가운데 발생했다.
스페인은 지난달부터 시작된 폭염으로 일부 지역에서 섭씨 46도가 넘는 기록적인 고온을 경험했으며, 지난달 28일부터 현재까지 스페인에서만 폭염 관련 사망자가 100명을 넘어선 것으로 확인됐다.
유럽 전역에서는 건강 경보가 지속적으로 발령되고 있으며, 프랑스 파리의 기온이 섭씨 40도까지 오를 것으로 예상되는 등 벨기에와 네덜란드에서도 이례적인 고온 현상이 이어질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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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문가들은 이번 폭염이 북아프리카의 강한 고기압으로 인한 열돔 현상과 지중해의 높은 수온이 원인이라고 분석하고 있다.
세계기상기구(WMO)의 클레어 널리스 대변인은 '조용한 살인자'로 불리는 폭염이 기후변화로 인해 더욱 심화될 것이라며, 2050년까지 유럽 인구의 절반이 여름철 폭염으로 인한 '건강 고위험' 상태에 놓일 것이라고 경고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