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박 하나로 드러난 부부 관계의 민낯"
수박 때문에 갈등이 벌어진 부부의 사연이 전해졌다.
최근 한 온라인 커뮤니티에 '수박 때문에 이혼하려고 합니다'라는 제목의 글이 공개돼 눈길을 끌었다.
37세 A씨는 5살 아이를 둔 엄마로, 자신이 가장 좋아하는 과일인 수박을 둘러싼 남편과의 갈등을 상세히 털어놓았다.
기사의 이해를 돕기 위한 자료 사진 / gettyimagesBank
A씨는 "봄부터 여름만 기다릴 정도로 수박을 좋아하고, 아이도 저를 쏙 빼닮아 수박 귀신"이라고 스스로를 소개했다.
최근 수박 가격이 크게 올라 쉽게 사 먹기 어려운 상황에서, A씨는 몇 일 전 3만원을 주고 큰 수박 하나를 구매했다.
이 과정에서도 남편에게 수박을 사다 달라고 부탁했지만, 남편은 "깜빡했다"며 빈손으로 돌아왔고, 결국 A씨가 직접 마트에서 무거운 수박을 사 와야 했다.
문제는 수박을 먹는 과정에서 더욱 심화됐다.
A씨는 "가운데 제일 맛있는 부분은 아이에게 주고, 제가 먹는 속도가 느린데 남편이 빨갛고 맛있는 부분만 허겁지겁 먹는 모습에 정이 떨어졌다"고 토로했다.
기사의 이해를 돕기 위한 자료 사진 / gettyimagesBank
남편은 A씨에게 수박을 권하지도 않았으며, 자신만 먹고 소파로 가버렸다고 한다.
"작은 배려의 부재가 가져온 큰 상처"
A씨는 이 사건을 계기로 남편의 평소 행동 패턴을 돌아보게 됐다.
그는 "비단 수박뿐만 아니라 저희 남편은 살면서 저에게 한 번도 제일 맛있는 음식을 건넨 적이 없어요. 고기집에 가도 각자 먹는 스타일이고, 한번은 치킨 다리 두 개를 혼자 다 먹길래 제가 화낸 적도 있고요."
남편이 야근한다고 한 날, A씨가 아이를 데리고 귀가하자 현관 앞에 수박이 놓여 있었다. 옆에는 "우리 수박귀신 생각나 샀다. 맛있게 먹어"라는 친정어머니의 메모가 있었다.
기사의 이해를 돕기 위한 자료 사진 / gettyimagesBank
A씨는 "이깟 과일이 뭐라고 별의별 생각이 다 든다"며 감정을 토로했다.
그러면서 "남편이 친구랑 통화하러 나갔을 때, 제 부탁을 기억했는데도 귀찮아서 깜빡했다고 거짓말한 것 같다"고 덧붙였다.
그녀는 "임신했을 때 수박 수박 노래를 부를 정도로 제가 좋아하는 걸 알면서도 어쩜 저렇게 무심할까요"라며 남편의 무관심에 깊은 상처를 받았음을 고백했다.
이어 "저 아직 젊은데 이렇게 사는 게 맞는 걸까요? 이혼하고 싶어요"라며 "계속 인터넷으로 이혼과 양육권 관련된 내용만 찾아보는 중"이라고 덧붙였다.
사연을 접한 누리꾼들은 "저러면 천년의 사랑도 식겠다", "앞으로 미리 썰어서 맛없는 부분은 신랑 줘라", "글 읽는데 내가 서러워서 눈물이 난다" 등의 반응을 드러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