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년 07월 14일(월)

"여보, 더워졌으니 이혼하자"... 전 세계서 '여름 이혼' 급증한 이유

여름철 이혼 급증, 전 세계적 현상으로 확산


전 세계적으로 여름철이 '이혼 성수기'로 부상하고 있다.


전통적으로 새해 초에 집중되던 이혼 신청이 최근에는 여름 휴가철을 앞두고 급증하는 추세를 보이고 있어 관심을 끌고 있다.


기존 이미지기사의 이해를 돕기 위한 자료 사진 / gettyimagesBank


지난달 30일(현지시간) 미 뉴욕포스트에 따르면 미국의 이혼 지원 애플리케이션 '스플릿업'이 구글 트렌드 데이터를 분석한 결과, 2020년 6월부터 2025년 6월까지 5년간 '이혼 변호사'(divorce lawyer) 검색어의 검색량이 최근 3개월 사이 무려 4950%나 급증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같은 기간 중 가장 큰 폭의 증가세다. 특히 2024년 6월 한 달 동안 '이혼 변호사' 검색 건수는 3만 600건으로, 같은 해 1월보다 13% 늘어난 것으로 조사됐다.


스플릿업 측은 "기존에는 연말연시 스트레스로 인한 갈등이 폭발하는 새해 초가 이혼 신청이 많은 시기였지만, 최근에는 여름철이 새로운 고비가 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계절 변화와 심리적 요인이 이혼 결정에 영향


전문가들은 이러한 '여름 이혼' 현상의 원인으로 계절 변화에 따른 심리적 요인을 지목하고 있다.


기존 이미지기사의 이해를 돕기 위한 자료 사진 / gettyimagesBank


미국 심리학자 다니엘 포시 박사는 "햇빛이 많아지는 여름에는 뇌화학 변화로 인해 감정이 강하게 나타나고, 독립적인 삶에 대한 갈망이 커질 수 있다"며 "이런 심리적 변화가 이혼을 결심하는 데에도 영향을 줄 수 있다"고 설명했다.


또한 여름방학은 자녀들과 가족 구성원 모두에게 변화에 적응할 시간적 여유를 제공한다는 점에서, 이혼을 고려하는 부부들에게 상대적으로 부담이 적은 시기라는 분석도 제기됐다.


포시 박사는 "아이들이 방학을 맞는 시점에 이혼 절차를 진행하면 감정적인 충격을 완화할 수 있고, 새로운 환경에도 더 수월하게 적응할 수 있다"며 "업무가 비교적 한산한 여름에는 부모도 이혼 과정에 집중할 수 있다"고 부연했다.


전 세계적으로 확산되는 '여름 이혼' 현상


이러한 여름철 이혼 증가 현상은 미국에만 국한된 것이 아니라 영국, 캐나다, 싱가포르, 남아프리카공화국 등 전 세계 여러 국가에서도 관찰되고 있다.


image.png기사의 이해를 돕기 위한 자료 사진 / gettyimagesBank


스플릿업 측은 "이는 단순한 계절적 현상을 넘어 전 세계적으로 관계를 재정립하려는 흐름이 나타나고 있음을 보여준다"고 분석했다.


한편, 미국의 이혼 전문 변호사 파디데 자파리는 건강한 결혼 생활을 유지하기 위한 조언도 함께 제시했다.


그는 "결혼 생활을 지키기 위해 피해야 할 몇 가지 실수가 있다"며 "가장 큰 문제는 일과 가정의 균형을 잃는 것이다. 배우자와 자녀보다 일을 우선시하면 관계에 금이 가기 쉽다"고 지적했다.


자파리는 또한 소셜미디어(SNS)가 최근 이혼의 주요 원인으로 부상하고 있다고 경고했다.


"SNS를 통해 옛 연인과 다시 연락을 주고받거나, 몰래 다른 이성과 메시지를 주고받는 사례가 늘고 있다"며 "다른 사람이 더 나아 보일 수 있지만, 자신의 가정을 돌보는 노력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결혼을 서두르는 것도 이혼의 원인이 될 수 있다는 조언도 덧붙였다.


기존 이미지기사의 이해를 돕기 위한 자료 사진 / gettyimagesBank


자파리는 "평생을 함께할 사람이라면 서두를 필요가 없다"며 "상대방이 여러 상황에서 어떻게 행동하는지를 오랜 시간 지켜보고 결정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조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