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년 07월 15일(화)

평생 '호흡기' 달고 살았던 11살 연우... 장기기증으로 3명 살리고 천사 되어 떠났다

10년간 인공호흡기 의존했던 11세 소년, 장기기증으로 새 생명 선물


10년간 인공호흡기에 의존해 살아온 김연우(11)군이 뇌사 상태에서 장기기증을 통해 세 명의 생명을 구하고 세상을 떠났다.


한국장기조직기증원(원장 이삼열)은 지난 5월 24일 분당서울대병원에서 김군이 심장과 양측 신장을 기증한 후 영면에 들었다고 2일 발표했다.


image.png김연우(11)군 / 한국장기조직기증원 제공


2014년 5월에 태어난 김군은 생후 60일 만에 응급 뇌수술을 받은 후 인공호흡기에 의존한 채 누워서 생활해야 했다. 


2019년에는 심정지로 인해 뇌 기능이 크게 저하됐고, 장기가 정상적인 기능을 하지 못하는 상태에 이르렀다. 


이런 상황에서 김군의 가족들은 그의 장기가 다른 이들에게 새 생명을 줄 수 있도록 장기기증에 동의하는 어려운 결정을 내렸다.


사랑의 이어짐, 세 명에게 새 삶의 희망 전달


김 군의 가족은 "기증이 잘 진행되어 연우가 못했던 것들을 다른 아이를 통해 할 수 있기를 바라는 마음이 컸다"며 "연우가 다른 누군가의 몸에서라도 맛있는 것도 먹고, 하고 싶은 것들을 하며 행복한 삶을 살기를 원했다"고 장기기증 결정 이유를 설명했다.


인사이트김연우(11)군 / 한국장기조직기증원 제공


김 군의 어머니는 "연우야, 엄마 아빠 아들로 태어나줘서 고맙고, 이 세상에 오기까지 고생 많았어. 우리 나중에 다시 만나면 하지 못했던 것들 다시 하자. 엄마 아빠가 미안하고, 우리 다음에 꼭 다시 만나자. 연우 때문에 행복했고, 너무 사랑해"라며 뜨거운 눈물을 흘렸다.


가족들은 또한 "연우가 한 번도 먹어 본 적도, 웃어본 적도 없기에 이식을 받은 아이에게로 가서 건강하게 잘 살았으면 좋겠다"고 애틋함을 드러냈다.


특히 "아픈 아이를 오래 키우다 보니 아픈 자식을 돌보는 마음을 잘 알고 있기에 수혜자와 가족들이 건강하고 행복하게 잘 지내면 좋겠다"며 따뜻한 마음을 전했다.


image.png기사의 이해를 돕기 위한 자료 사진 / gettyimagesBank


한국장기조직기증원 이삼열 원장은 "최근 어린이의 기증으로 마음 한편이 무겁다"면서도 "아이들이 건강하게 잘 자랄 수 있는 사회적 환경과 의료 복지가 중요하다고 생각하며, 어려운 상황 속에서도 기증을 결정해 주신 연우 군 부모님께 깊은 감사의 마음을 전한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