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년 12월 08일(월)

20년째 줄고 있는데... 간암 부르는 C형 간염, '이 지역들'만 유독 늘었다

국내 C형간염 유병률 하락 추세, 지역별 격차는 여전


국내 C형간염 유병률이 지속적으로 감소하는 추세를 보이고 있으나, 지역 간 격차는 여전히 존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국립암센터 기모란 교수 연구팀이 27일 발표한 연구 결과에 따르면, 국내 C형간염 퇴치를 위해서는 유병률이 높은 고위험 지역과 최근 유병률이 증가하는 지역에 대한 집중적인 관리가 필요한 것으로 분석됐다.


인사이트기사의 이해를 돕기 위한 자료 사진 / gettyimagesBank


연구팀은 국민건강보험공단의 빅데이터를 활용해 2005년부터 2022년까지 18년간 전국 17개 시도와 257개 시군구별 C형간염 유병률을 분석했다.


C형간염은 C형간염 바이러스(HCV) 감염으로 발생하는 간질환으로, 감염자의 약 70~80%가 만성화되는 특징을 가지고 있다.


만성 C형간염은 초기에 뚜렷한 증상이 거의 없어 조기 발견이 어렵지만, 적절한 치료 없이 방치할 경우 20~30년에 걸쳐 15~51%는 간경변증으로 진행될 수 있다.


C형간염의 위험성과 국내 현황


간경변증에서 간암으로 발전할 위험도는 연간 1~5%에 달한다. 특히 간암은 사회경제적 활동이 활발한 50대 남성의 주요 사망원인으로, 국내 간암 원인 중 C형간염이 10%를 차지하고 있다.


국내 C형간염 유병률은 약 0.6~0.8%로 추정되며, 연령이 높아질수록 유병률도 증가하는 경향을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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효과적인 치료제가 있음에도 불구하고, 조기 발견의 어려움으로 인해 많은 감염자들이 자신의 감염 사실을 모른 채 적절한 시기에 치료를 받지 못하고 있는 실정이다.


연구 결과에 따르면, 인구 10만 명당 한국의 C형간염 유병률은 2005년 151명에서 2022년 98명으로 연평균 2.7%씩 감소했다. 특히 2018년부터 2022년까지는 연평균 10.4%로 감소 속도가 더욱 빨라진 것으로 나타났다.


지역별로는 2022년 기준 인구 10만 명당 부산이 210명으로 가장 높은 유병률을 보였으며, 경남(131명), 전남(127명)이 그 뒤를 이었다.


이들 지역은 지속적으로 전국 평균보다 높은 유병률을 유지해왔다.


반면 충북(40명)이 가장 낮은 유병률을 보였고, 강원(57명), 세종(58명) 순으로 낮았다.


시군구별 유병률 변화와 연령별 특성


시군구별로는 경남 남해군(2005년), 충북 보은군(2006~2008년), 전북 순창군(2009~2015년, 2018~2019년), 전남 진도군(2016~2017년, 2020년), 부산 서구(2021~2022년) 등이 해당 기간 가장 높은 유병률을 기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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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장 큰 유병률 감소를 보인 지역은 충북 보은군으로, 2005년 인구 10만 명당 361명에서 2022년 34명으로 연평균 23.7% 감소했다.


반면 대구 군위군은 2005년 64명에서 2022년 87명으로 연평균 3.0% 증가해 가장 큰 증가율을 보였다.


성별에 따른 유병률 차이는 없었으나, 연령이 높을수록 유병률이 증가하는 경향을 보여 70~79세 연령대에서 가장 높은 유병률이 관찰됐다.


C형간염 발생률(인구 10만 명당)은 2005년 78.3명에서 2022년 16.3명으로 크게 감소했으나, 사망률은 2005년 1.1%에서 2022년 1.6%로 오히려 증가했다.


기모란 교수는 "세계보건기구(WHO)가 제시하는 C형간염 퇴치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서는 부산, 전남, 경남 등 기존에 알려진 고위험 지역과 함께 최근 유병률이 증가하는 지역에 대한 우선적인 집중관리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연구팀은 "우리나라도 지역별 위험도에 따라 선별검사와 치료 프로그램을 차별화하는 전략이 효과적일 것"이라며 "고위험 지역을 중심으로 C형간염을 완치할 수 있는 치료제인 항바이러스제(DAA)에 대한 치료 접근성을 강화할 필요가 있다"고 제안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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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형간염은 주로 혈액을 통해 전파되며, 예방이 가장 중요하다.


B형간염과 달리 C형간염은 백신이나 면역글로불린이 없어, 바이러스 보유자를 조기에 발견하고 전파경로를 차단하는 것이 최선의 예방법이다. 이번 연구는 국립암센터 공익적 암 연구 사업의 지원을 받아 수행됐으며, 연구 결과는 국제 학술지 'BMC Public Health'에 게재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