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등학생 대상 위험한 장난감 판매 논란
초등학교 주변에서 실제 의료용 주삿바늘이 포함된 위험한 장난감이 판매되고 있어 사회적 우려가 커지고 있다.
23일 KBS 보도에 따르면, '외계인 여드름 짜기'라는 이름의 장난감은 실리콘 인형 얼굴에 주사기로 이물질을 주입한 후 손으로 짜내는 방식으로 사용된다.
강원교육사랑학부모연합
문제가 되는 것은 이 장난감에 포함된 실제 의료용 주사기와 유사한 금속 바늘이다.
이 바늘은 매우 날카로워 사용 중 피부를 찌를 수 있을 정도로 위험하다. 일부 실험에서는 페트병을 뚫을 정도의 위험성이 확인됐다.
안전 인증 회피 논란과 법적 문제
현행법상 13세 미만 아동용 완구는 국내 안전 인증인 'KC 인증'을 반드시 받아야 한다.
그러나 해당 제품은 사용 연령을 '14세 이상'으로 표기해 KC인증을 회피하고, 대신 유럽에서 통용되는 CE 인증 마크만 부착한 채 유통되고 있다.
강원교육사랑학부모연합
실제 구매층은 초등학생들로, 연령 확인 없이 무인 매장과 문구점에서 손쉽게 구매할 수 있는 상황이다.
의료기기법 제17조에 따르면 주사기를 포함한 의료기기를 판매하려면 반드시 영업소 소재지 관할 기관에 판매업 신고를 해야 한다.
하지만 이 장난감은 이러한 법적 절차를 거치지 않고 불법 유통되고 있는 것으로 파악됐다.
교육 당국과 학부모 단체의 대응
강원도교육청은 해당 장난감의 위험성을 인지하고 도내 각급 학교에 학생 안전교육 강화를 지시했다.
강원교육사랑학부모연합
학부모 단체인 강원교육사랑학부모연합(강학연)도 지난 19일 긴급 성명을 발표하고 해당 장난감의 즉각적인 판매 중단과 법적 조치를 촉구했다.
강학연은 성명서에서 "단순한 놀이를 넘어 어린이의 신체 안전을 위협하고, 청소년들에게 의료기기 오·남용 및 신체 훼손 행동을 조장할 수 있는 위험한 장난감"이라며 "주사바늘은 의료용 침습기기로서, 허가 없이 이를 제작·유통·판매하는 행위는 명백한 '의료기기법' 위반"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초등학생이 이러한 도구를 가지고 놀면서 발생할 수 있는 사고는 단순한 상처 수준을 넘어, 생명과 직결된 중대한 사고로 이어질 수 있다"고 경고했다.
식품의약품안전처 역시 해당 장난감에 포함된 주사기가 청소년 자해 용도로 악용될 수 있다며 우려를 표명했다.
식약처는 "의료목적으로 판매되는 주사기가 학교 앞 문구점 등에서 청소년을 대상으로 판매, 유통되지 않도록 의료기기 유통 관리에 만전을 기해달라"고 당부했다.
강학연은 △해당 제품 생산·유통·판매 실태 전수 조사 및 전면 회수 △판매 문구점 및 제조·유통업체에 대한 행정적·법적 조치 △유해 장난감 사전 차단 대책 마련 △아동 대상 안전교육 강화 등을 요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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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들은 "어린이의 생명과 건강을 위협하는 제품에 대해선 무관용 원칙이 적용돼야 한다"며 "이를 근본적으로 막을 수 있는 제도적 장치 마련이 시급하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