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년 12월 14일(일)

"이러니 아이 안 낳지..." 저출산 시대에도 산후조리원·소아과·학원 물가는 '상승세'

저출생 시대, 산후조리원 등 관련 업종 가격 인상으로 대응


저출생으로 인한 시장 위축에 직면한 산후조리원 등 관련 업종들이 가격 인상으로 대응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하나은행 하나금융연구소가 23일 발표한 '소비 환경 변화에 따른 소호 업종 점검' 보고서에 따르면, 출생아 수 감소로 인한 수요 위축 상황에서 관련 업종들이 매출 보전을 위해 가격을 인상하는 추세를 보이고 있다.


기사의 이해를 돕기 위한 자료 사진 / 뉴스1기사의 이해를 돕기 위한 자료 사진 / 뉴스1


하나금융연구소는 하나카드의 2019~2025년 신용·체크카드 결제 데이터를 분석해 이 같은 현상을 확인했다. 


산후조리원의 경우 2022년부터 2024년까지 가맹점 수는 연평균 4.0% 감소한 반면, 건당 승인금액은 연평균 23.6%나 증가했다. 이는 줄어드는 수요에 대응해 업체들이 가격 인상으로 수익을 유지하려는 전략을 취하고 있음을 보여준다.


소아과, 아동복 판매점, 입시 보습학원 등 저출생과 관련된 다른 업종에서도 유사한 패턴이 관찰됐다. 특히 의료와 교육 부문과 같은 필수재 성격이 강한 분야에서 가격 인상이 두드러졌다.


저출생의 악순환과 돌봄 경제의 성장


하나금융연구소는 이러한 현상이 악순환으로 이어질 수 있다고 경고했다.


시장 위축과 가격 인상이 사업체 감소와 추가적인 가격 인상으로 이어지고, 이는 다시 점포 접근성 저하 및 육아비 상승, 육아 부담 확대, 그리고 결국 저출생이 반복되는 순환 구조가 형성될 수 있다는 분석이다.


기사의 이해를 돕기 위한 자료 사진 / tvN '산후조리원'

기사의 이해를 돕기 위한 자료 사진 / tvN '산후조리원'


반면, 저출생과 고령화 추세 속에서 '돌봄' 관련 시장은 오히려 확대되고 있다.


약국, 동물병원, 신경정신과, 요양원 등의 업종에서 사업체가 증가하는 추세를 보이고 있다.


통계청 자료에 따르면, 국내 요양원 수는 2019년 약 5,500개에서 2023년 6,800개로 23.6% 증가했으며, 동물병원은 같은 기간 3,700개에서 4,500개로 21.6% 증가했다.


하나금융연구소는 "1~2인 가구, 맞벌이 증가 등으로 가정 내에서만 '돌봄'을 해결하기엔 역부족인 상황"이라며 "육아, 부양, 반려동물 케어, 셀프 케어 등 기존에는 가정 내에서 이뤄지던 행위들이 경제적 활동으로 전환되는 돌봄 경제가 확대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기사의 이해를 돕기 위한 자료 사진 / 뉴스1기사의 이해를 돕기 위한 자료 사진 / 뉴스1


세대별 소비 특성의 변화와 시장 영향


한편, 세대별 소비 특성도 소호 시장에 다양한 영향을 미치고 있다.


50대는 출산 고령화 현상으로 입시학원에서의 매출 비중이 2019년 18.7%에서 2024년 26.9%로 크게 증가했다.


또한 은퇴 후 재취업 수요 증가로 기술·전문훈련학원에서의 50대 매출 비중도 2019년 26.5%에서 2024년 32.6%로 늘었다.


여가와 자기관리에 대한 관심도 높아져 피부·체형관리소의 50대 매출 비중은 2019년 17.6%에서 2024년 22.0%로, 여행사에서는 2022년 21.8%에서 2024년 25.5%로 증가했다.


반면 트렌드에 민감한 20대 소비는 소호 시장에 활력을 불어넣기도 하지만, 유행이 시들해지면 업황이 급격히 침체되는 양면성을 보였다.


과거 셀프사진관과 코인노래방 등에서 20대 매출 비중이 증가했으나, 이후 20대 비중이 감소하면서 사진관은 2022년부터 성장이 둔화됐고, 노래방은 2024년 다시 감소세로 전환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