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대 남성 보수화 현상, 그 이유는?
MBC 시사프로그램 '스트레이트'가 22일 '더 심해진 '보수화'… 20대 남성은 왜?'라는 제목으로 최근 대선에서 드러난 20대 남성의 보수화 현상을 심층 분석했다.
탄핵 심판 여론이 우세했던 이번 대선에서 20대 남성 절대다수가 보수 후보를 선택한 이유를 파헤치는 내용이었다.
MBC '탐사기획 스트레이트'
해당 방송에서 한 20대 남성은 "계엄 하나 때렸다고 '너 내려가라' 이거는 좀 아닌 것 같다"고 의견을 밝혔다. 반면 같은 연령대 여성은 "탄핵을 두 번이나 당한 정당은 해산되어야 한다"며 상반된 입장을 보였다.
지상파 출구조사 결과에 따르면 20대 남녀의 정치적 성향은 이번 대선에서 극명하게 갈렸다.
20대 남성의 74% 이상이 보수 성향의 이준석 개혁신당 후보, 김문수 국민의힘 후보를 지지했다. 반면, 20대 여성의 64%는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후보, 권영국 민주노동당 후보 등 진보 성향 후보에게 표를 던졌다.
성별에 따른 뚜렷한 정치 성향 차이
매체에서 공개한 인터뷰에서 20대 남성들 대부분은 부모 세대에 비해 양질의 일자리는 턱없이 부족해진 취업 시장, 이런 상황에서 병역 의무까지 이행하는 현실에 대한 걱정이 컸다.
MBC '탐사기획 스트레이트'
한 남성은 "(문재인 정부 당시) 상대적 박탈감을 느꼈다고, 느낄 수도 있었다고 생각한다. 그럼 우린 누가 대변하나"라며 "국민의힘은 '남성 정당'이란 이미지가 주변 친구들한테 많이 박혀 있다"고 했다.
전상진 서강대 사회학과 교수는 "안 그래도 열악한 상황인데 피해의식이라고 하는 게 상당히 더 강해질 수 있다"고 진단했다.
매체는 이런 상황에서 SNS와 익명 커뮤니티 내에서 비슷한 생각의 또래들과 소통하는 문화가 이런 정서를 급속 확산시켰다고 주장했다.
일부 전문가들은 이러한 인식이 편협하거나 왜곡된 현실 해석에 기반할 수 있다고 우려했다.
한 연구에서는 20대 남성의 33%가 극우 성향을 보이는 것으로 조사됐다. 20대 여성의 극우 성향은 22% 정도로 남성이 10% 이상 높게 나타났다.
MBC '탐사기획 스트레이트'
여기에 더해 정치세력의 '갈라치기' 전략이 청년층의 불만을 강화하고 활용하는 배경을 제공하며 위험성을 키운다고 방송은 지적한다.
매체는 보수화된 20대 남성들이 극우화되는 걸 막기 위해서는 우선 이들의 주장을 경청하고 진지하게 공론화와 토론을 통해 시각에 따른 차이를 좁히는 과정이 뒤따라야 한다고 했다.
무엇보다 정치권부터 성별 간 갈등을 부추기는 '갈라치기' 정치를 폐기하지 않는다면 우리의 미래는 갈등과 반목, 혐오에 휩싸여 퇴행할 수밖에 없다는 암울한 전망이 나오고 있다고 우려했다.
구정우 성균대 사회학과 교수는 "이성적이고 합리적인 정치 세력이라면 남녀를 나누면 안 된다. '내 지지 기반이 젊은 남성이다', '내 지지 기반이 젊은 여성이다' 이거 자체가 민주주의에 위협적이다. 사회 통합을 저해하는 것이 될 수 있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