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년 12월 23일(화)

"죽기 전 아들이 보고파요" 23년 만에 이뤄진 시한부의 소원

 

"죽기 전에 23년전 헤어진 아들을 보고 싶어요."

 

지난 13일 암에 걸려 6개월 시한부 판정을 받은 한 어머니의 소원이 경찰의 도움으로 이루어졌다.

 

지난 1월 25일 경기도 구리시에 사는 A씨가 구리경찰서를 찾았다. 처형인 최모(53ㆍ여)씨의 안타까운 사연을 전하기 위해 최씨 대신 경찰을 찾았다고 했다.

 

최씨는 1993년 남편과 이혼하며 당시 9살이던 아들 이모(33)씨와 헤어졌다.

 

최씨는 아들을 보고 싶었지만 아들을 데리고 간 남편은 모든 연락을 끊어버렸다.

 

그러던 중 최씨는 2014년 자궁경부암 진단을 받았다. 암은 점차 악화됐고 최근 6개월 시한부 판정을 받았다. 죽음이 다가왔다고 생각하자 최씨의 머릿속에는 헤어진 아들을 만나고 싶다는 생각밖에 없었다.

 

하지만, 연락할 방법은 없었다. 더군다나 병세는 점점 안 좋아져 직접 아들을 찾을 힘도 없었다.

 

이를 안타깝게 여긴 최씨의 제부는 아들을 찾으려고 여러 행정기관에 문의했지만 허사였다. 지푸라기라도 잡는 심정으로 최씨의 사연을 가지고 집 근처 구리경찰서로 향한 것이다.

 

경찰은 아들 이씨 찾기에 나섰다. 실종자를 수사하던 노하우를 이용, 엿새 동안 조사한 끝에 이씨가 경기도 성남시에 있다는 것을 알아냈다.

 

경찰은 이씨의 소재지로 찾아가 이씨의 할머니를 만났다. 할머니가 들려준 이씨의 사연도 안타까웠다.

 

이씨는 부모가 이혼한 이후 아버지와 함께 살았지만, 얼마후 아버지가 내연녀와 함께 집을 나가며 버림받았다. 이후 할머니와 함께 살았다.

 

이씨는 항상 어머니를 그리워했고 성인이 돼 어머니를 찾으려 했다. 하지만 아버지의 친척들이 "어머니는 이미 돌아가셨고 묏자리도 있다"고 말해 포기하고 살았다.

 

그러던 어느날 구리시에 있는 A씨의 집에서 모자는 23년 만에 다시 만났다. 지난 13일이었다.

 

어머니 최씨는 "아들을 너무 보고 싶었지만 방법이 없어 못 보고 저세상에 갈 줄 알았는데, 이렇게 만나게 해주어 너무 감사하다"라며 눈물을 흘렸다. 아들 이씨도 "이미 돌아가신 줄 알았던 어머니를 이렇게 만나게 해주셔서 감사드린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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