멸종위기 뿔제비갈매기, 한국 연구진의 유전체 해독으로 보존 희망 밝혀
국내 연구진이 지구상에 단 100마리 정도만 남은 극희귀종 뿔제비갈매기의 유전정보를 성공적으로 해독했다.
국립호남권생물자원관과 국립생태원은 11일 뿔제비갈매기의 전장 유전체 분석을 통해 약 11억7000만개의 염기서열을 염색체 단위로 확보했다고 발표했다.
국내에서 발견된 뿔제비갈매기 (사진작가 조중래)/ 뉴스1
이번 유전정보 확보는 멸종위기에 처한 뿔제비갈매기의 생태를 파악하고 체계적인 보존방안을 마련하는 데 핵심적인 발판이 될 전망이다.
연구팀은 국내에 서식하는 뿔제비갈매기들의 염기서열을 면밀히 분석했다.
그 결과 1만개 중 5개 정도만 차이가 나는 매우 낮은 유전적 다양성을 확인했다. 이는 국내 서식 개체들이 근친 번식으로 태어났을 가능성을 시사한다고 연구진은 설명했다.
이번에 확보된 유전정보는 향후 뿔제비갈매기의 체계적인 보전 및 복원 전략 수립에 중요한 기초자료로 활용될 예정이다.
세계적 희귀종 뿔제비갈매기의 생존 역사와 국내 서식 현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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뿔제비갈매기는 세계자연보전연맹(IUCN)이 지정한 '위급종'으로 분류된 철새다.
위급종은 IUCN 적색목록 9단계 분류 중 '절멸'과 '야생절멸' 다음으로 심각한 단계로, 단기간 내 멸종할 가능성이 매우 큰 종을 의미한다.
한국에서는 2022년 1급 멸종위기 야생생물로 공식 지정됐다.
이 희귀 조류는 중국 동해안에서 번식하고 인도네시아와 필리핀에서 월동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으나, 그 외 생태적 정보는 극히 제한적이다.
1937년에 멸종된 것으로 추정되었다가, 2000년 중국 남부의 한 섬에서 4쌍이 발견되면서 생존 사실이 재확인됐다. 이후 진행된 복원사업 덕분에 현재는 전 세계적으로 약 100마리 정도가 생존하는 것으로 추정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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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에서는 2016년 전남 영광군 칠산도에서 괭이갈매기 무리 속에서 알을 품고 있는 뿔제비갈매기가 처음 발견됐다. 이 지역은 중국 산둥반도와 비슷한 위도에 위치해 있다.
발견 이후 매년 6~8마리의 뿔제비갈매기가 한국을 찾아와 번식하고 있으며, 7월 중·하순에 번식지를 떠나 8월 초에는 중국 산둥반도 방향으로 이동하는 것으로 확인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