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년 06월 16일(월)

K-뷰티 이어 K-퍼퓸 시대 개막... 세계가 주목하는 '한국 향수 브랜드' 5

해외에서 주목받고 있는 K-향수들


K-팝, K-드라마 등 K-콘텐츠가 세계를 사로잡은 가운데, 이제 K-뷰티에 이어 'K-퍼퓸'이 글로벌 향수 시장에서 주목받고 있다.


지난 6일(현지 시간) 향수 전문 매거진 플레주로(Plezuro)의 앨리 산토스(Ally Santos)는 "스킨케어, 패션, 대중문화 분야에서 오랫동안 영향력을 인정받아온 한국이 이제 조용히 향수의 세계를 재편하고 있다"며 "새로운 세대의 한국 향수 브랜드들이 등장해 한국의 현대적인 창의성을 반영하는 디자인, 정체성, 스토리텔링을 보틀에 녹여내고 있다"라고 평가했다.


인사이트기사의 이해를 돕기 위한 자료 사진 / Perfume.com


이어 "이 브랜드들은 일시적인 트렌드를 뛰어넘는다. 개성적이고 예술적이며 문화적으로 뿌리를 둔 후각적 시그니처를 만들어내고 있다"며 한국의 향수 브랜드들을 소개했다.


그는 글로벌 독자들에게 소개하고 싶은 K-향수 브랜드로 탬버린즈, 르 페르소나, 논픽션, 본토스탠다드, 빌라 에르바티움 등을 꼽았다.


탬버린즈(Tamburins)


인사이트Instagram 'tamburinsofficial'


탬버린즈는 패션 브랜드 젠틀몬스터의 모회사인 아이아이컴바인드(IICOMBINED)가 2017년 론칭한 뷰티 브랜드로, 예술적 감성이 돋보이는 향수와 핸드크림으로 유명하다.


특히 조각품을 연상시키는 독특한 패키지 디자인과 박물관을 연상케 하는 플래그십 스토어는 방문객들에게 놀라운 시각적 경험을 선사한다.


산토스는 "블랙핑크 제니를 비롯한 셀럽들과의 콜라보레이션으로 브랜드의 글로벌 인지도를 높였지만, 향 자체의 완성도와 예술성 또한 높은 평가를 받고 있다"고 평가했다.


르페르소나(Le Persona)


인사이트Instagram 'lepersona_official'


르페르소나는 세계적인 조향사 및 아트 디렉터와의 협업으로 기획된 프래그런스 브랜드로 론칭 초기부터 향수 덕후들의 관심을 끌었다.


산토스는 "현재 한국에서 가장 예술적 실험정신이 돋보이는 향수 하우스 중 하나"라고 평했다.


르페르소나는 고대 그리스 시대 연극배우들이 쓴 가면 '페르소나'에서 영감을 받아 '정체성'을 브랜드 철학의 핵심으로 두고 있다. 이에 각각의 향은 감정 또는 자아의 한 면을 상징한다.


초현실적이고 패셔너블한 비주얼 아이덴티티와 함께 향 또한 서사 중심으로 구성되어 있다. 내면의 감정을 향으로 표현하고자 하는 이들을 위한 브랜드다.


대표작 LP01 미스틱 로즈(Mystic Rose)는 은은한 장미 향에 블랙페퍼, 재스민, 홍차가 더해지고, 인센스와 머스크로 마무리되어 복합적이면서도 섬세한 매력을 지닌다.


논픽션(Nonfiction)


인사이트Instagram 'official.nonfiction'


2018년 설립된 라이프스타일 향수 브랜드 '논픽션'은, 미니멀한 보틀에 풍부한 감성을 담았다.


조용한 순간에 집중한 향을 지향하며, 피부에 부드럽게 밀착되는 클린하고 섬세한 향조가 특징이다.


녹차, 스웨이드, 바닐라 노트가 어우러진 부드럽고 친밀한 향으로, 일상의 소소한 순간을 향으로 표현한 '젠틀 나이트(Gentle Night)'가 그 대표적인 예다.


심플하고 모던한 패키지는 향수를 사적인 의식으로 여기는 소비자들에게 특히 매력적이다.


본투스탠드아웃(BornToSatndout, BTSO)


인사이트Instagram 'borntostandout.official''


본투스탠드아웃은 이름 그대로 틀을 깨는 브랜드다. 파격적인 이름과 대담한 조합으로 국내외에서 빠르게 주목받고 있다.


'피그 폰(Fig Porn)', '매드 허니(Mad Honey)'와 같은 도발적인 네이밍과 럼, 장미, 바닐라 등 강렬한 노트의 조합으로 한국 향수가 항상 절제되어 있다는 고정관념을 깨뜨린다.


자신의 존재감을 향으로 분명하게 표현하고 싶어 하는 MZ들에게 특히 어필하고 있는 브랜드다.


빌라 에르바티움(Villa Erbarium)


인사이트Instagram 'villaerbatium'


빌라 에르바티움은 보다 식물적이고 명상적인 분위기를 지닌 향수 브랜드다.


약초와 천연 재료에 현대적 조향 기술을 결합해 흙 내음과 수지향, 사색적인 향취를 담아낸다.


유럽식 조향 미학을 바탕으로 하지만, 계절의 변화나 전통 약초에서 영감을 받는 등 한국적 감성을 유지하고 있다.


특히 '모시 글렌(Mossy Glen)' 향은 방탄소년단(BTS) RM이 사용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인사이트플레주로 캡처 이미지


한국 향수의 확장성


산토스는 한국 니치 향수 브랜드들의 주목할 만한 특징으로 "크리에이티브 디렉팅, 디자인, 스토리텔링이 긴밀하게 결합된 독립적인 생태계를 형성하고 있다는 점"을 꼽았다.


그는 "이들 브랜드는 단순히 좋은 향을 만드는 데 그치지 않고, 향수를 통해 브랜드의 철학과 세계관을 표현한다. 패키지는 세련되고 현대적인 반면, 향은 브랜드의 개성에 따라 미니멀하거나 과감하게 전개된다"라고 설명했다.


플레주로에 따르면 글로벌 소비자들이 더욱 섬세하고 독창적인 향에 관심을 가지는 요즘, 한국 향수는 더 이상 지역적 트렌드에 머무르지 않는다.


서울에서 세계로 확장되는 이 브랜드들은, 현대적이고 정체성 있는 새로운 '향의 언어'를 만들어가고 있다. 조용하지만 분명한 방식으로 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