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겨울 막판 독감 환자가 크게 늘어 시민이 불안해하고 있다. 이미 유행 조짐을 보이던 독감은 이달 초 들어 유행주의보 기준의 4배 가까이 치솟았다.
질병관리본부에 따르면 지난달 31일부터 6일까지 38도 이상 고열과 기침, 목 아픔 등의 증상을 나타낸 인플루엔자 의심환자 수가 외래 환자 1천 명당 41.3명에 이르렀다.
이는 이번 겨울 인플루엔자 유행주의보 수준(1천명당 11.3명)의 약 3.7배에 달하는 수치다.
병원과 보건소에도 비상이 걸렸다.
서울 노원구 상계백병원은 독감 환자로 연일 북새통이다. 평소보다 응급실 독감 환자가 3∼4배 늘었다. 소아과를 찾는 어린이 독감 환자도 2배 수준으로 늘었다. 증세가 심해 신종플루 감염 여부를 검사하는 환자 수는 전년보다 3배 이상 늘었다.
이 병원 관계자는 "소아과를 찾는 어린이 대부분이 독감 환자다. 하루에 독감 환자 15명 정도가 찾고 있다"며 혀를 내둘렀다.
강북삼성병원 관계자도 "병원에 오는 외래 환자가 많이 늘었다"고 전했다.
종로보건소 관계자는 "독감 환자들은 의원 등 일반 의료기관으로 가기 때문에 보건소 환자 수에는 큰 변화가 없으나 독감 문의 전화가 크게 늘었다"고 말했다.
보건소들은 소아나, 임신부, 노인 등 고위험군을 대상으로 한 예방접종에 심혈을 기울이고 있다.
서울 광진구의 한 의원 의사는 "지역마다 다르겠지만 이 동네는 설 연휴를 기점으로 독감 유행이 다소 사그라진 것 같다"면서 "다른 지역 의사들 얘기로는 서울은 그나마 나은 수준이다. 수도권과 충청 지역에 환자가 매우 많다고 한다"고 전했다.
독감에 걸릴지도 모른다는 불안에서 가장 확실하게 벗어나는 길은 '예방접종'이다. 유행 시기에도 접종을 하면 예방에 도움이 된다는 게 질병관리본부의 설명이다.
회사원 홍모(38)씨는 "지난해 말에 늦둥이가 나와 혹시라도 감기 옮길까 봐 지난달 말 독감 예방주사를 맞았다"라면서 "올겨울 독감이 대유행 조짐을 보인다는데 미리 맞아 둬 천만다행이다"라고 말했다.
흔히 독감으로 불리는 인플루엔자는 인플루엔자 바이러스에 감염돼 나타나는 질환으로 감기와는 다른 병이다. 대개 증상이 감기보다 심하게 나타내며 때로는 폐렴 등 생명을 위협하는 질환으로 진행될 수도 있다.
65세 이상 어르신, 당뇨 등 만성질환자, 생후 6∼59개월 소아, 임신부, 면역저하자 등 인플루엔자 '고위험군'은 항바이러스제 약값을 요양 급여로 인정받을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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