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년 04월 28일(월)

'590g 미숙아'였던 여고생이 '돈봉투' 들고 출생병원 찾아간 이유

590g 미숙아에서 희망의 전달자로


590g 이른둥이(미숙아)로 태어났던 여고생이 감사편지와 함께 '돈봉투'를 들고 출생병원을 찾아간 훈훈한 소식이 전해졌다.


15일 인제대 부산백병원은 병원에서 미숙아로 태어났던 한 소녀로부터 기부금을 전달받았다고 밝혔다.


사연의 주인공은 마산한일여고에 재학 중인 홍아진 학생으로, 그는 최근 경제적으로 어려운 환자들을 위해 써 달라며 사회사업기금 100만 원을 부산백병원 발전후원회에 전달했다.


인사이트부산백병원에 100만원을 기부한 마산한일여고 1학년 홍아진 학생 / 뉴스1(부산백병원 제공)


홍 양은 2008년 부산백병원에서 임신 26주, 590g의 이른둥이로 태어났다. 이른둥이는 출생체중이 2500g 이하이거나 임신기간이 37주 미만인 아기를 말한다. 


당시 신장 33cm에 불과했던 작은 생명을 살리기 위해 신생아 중환자실에서는 의료진의 24시간 집중 치료가 이어졌다. 


3개월에 걸친 긴 치료 끝에 홍 양은 2.05kg으로 건강하게 자라 큰 후유증 없이 퇴원할 수 있었다.


감사의 마음을 행동으로 옮긴 특별한 기부


홍 양은 100만원과 함께 감사 편지도 전했다. 편지에는 "부산백병원 의료진 덕분에 무탈하게 잘 자랄 수 있었다"며 "언젠가 기회가 되면 부산백병원에 감사의 마음을 꼭 전하고 싶었는데, 이번 기회로 적은 금액이지만 좋은 일에 동참할 수 있어서 너무 기쁘다"고 적었다.


또한 "어려운 분들을 먼저 돕고 싶었고 저처럼 미숙아로 태어났어도 잘 클 수 있다는 희망을 전하고 싶었다"며 "모두가 건강하길 바라며 다시 한번 의료진분들께 감사드린다"고 밝혔다.


이른둥이로 태어난 아이들의 생존율은 의학 기술의 발전과 함께 꾸준히 향상되고 있다.


대한신생아학회에 따르면, 국내 초극소 저체중 출생아(1,000g 미만)의 생존율은 2000년대 초반 60% 수준에서 현재 80% 이상으로 크게 향상됐다. 특히 신생아 집중치료실의 전문화된 의료 서비스가 이른둥이들의 생존과 건강한 성장에 중요한 역할을 하고 있다.


홍아진 학생의 사례가 다른 이른둥이 가족들에게도 큰 희망과 기쁨을 줄 것으로 기대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