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년 04월 28일(월)

실험실서 '인간 치아' 배양 성공... "임플란트보다 튼튼하고 오래 지속"

"임플란트 대신 새로운 치아 심는 날 가까워졌다"


악어와 상어는 강하고 튼튼한 이빨이 필요한 환경에서 생존하며 이빨을 계속 교체할 수 있도록 진화했다.


이처럼 인간 외 다양한 종들이 치아를 재생할 수 있지만, 인간은 단 한 번만 가능하다.


그러나 최근 임플란트가 유일한 대안인 인간의 한계를 극복할 수 있는 희망이 보이고 있다.


지난 13일(현지 시간) 영국 BBC에 따르면 영국의 연구진이 인간 치아 배양에 처음으로 성공하면서 임플란트의 대체재가 나올 가능성이 생겼기 때문이다.


인사이트기사의 이해를 돕기 위한 자료 사진 / gettyimagesBank


최근 아나 안젤로바-볼포니(Ana Angelova-Volponi) 박사가 이끄는 킹스 칼리지 런던(King's College London) 연구진은 임페리얼 칼리지 런던 연구진(Imperial College London)과 협력해 실험실 조건에서 인간의 치아를 성장시켰다.


아나 안젤로바-볼포니 박사는 "치아를 재생해 생물학적으로 대체하려는 아이디어가 런던과 킹스 칼리지 대학으로 이끌었다"며 "접시에서 치아를 기르면서 지식의 공백을 메우고 있다"고 말했다.


킹스 칼리지 런던에서 박사 최종 과정을 밟고 있는 쉬천 장(Xuechen Zhang)은 "충전물이나 임플란트보다 더 튼튼하고 오래 지속되며, 거부 반응을 일으킬 걱정이 없다. 내구성이 뛰어나고 생물학적으로 호환이 가능하다"고 설명했다.


임플란트보다 부작용 적어... 곧 인간 입에 이식 가능할 것


인사이트안젤로바-볼포니 박사와 장씨가 치아 세포를 만들고 있다. / BBC


사람의 치아는 '치주인대'라는 결합조직이 치근(이의 뿌리)을 감싸 지지하는 형식이다. 하지만 지금 시행되고 있는 임플란트는 치아가 빠진 치조골(잇몸뼈)에 티타늄으로 만든 치근을 심는 침습적 수술이 필요하다.


이에 시간이 지나면 고정력이 약해지거나, 감염·거부 반응 등 부작용이 발생할 수 있다.


이처럼 임플란트는 침습적 수술과 치조골(잇몸뼈)의 좋은 조합이 필요한 반면, 실험실에서 자란 치아는 자연스럽게 재생되어 실제 치아처럼 턱에 통합된다.


해당 연구에서 두 대학의 연구진은 세포들이 서로 소통할 수 있는 특별한 유형의 물질을 성공적으로 도입했다.


이는 한 세포가 다른 세포에게 치아 세포가 되기 시작하라고 지시할 수 있다는 뜻이다. 


즉, 치아가 자라는 환경을 모방해 과학자들이 실험실에서 치아 발달 과정을 재현할 수 있게 됐음을 의미한다.


인사이트BBC


아쉽게도 아직 치아를 배양하는 데 성공했을 뿐 인간의 입에 옮겨 심는 방법은 찾지 못했다.


장씨는 "치아가 빠진 위치에 어린 치아 세포를 이식해 입안에서 자라게 하거나 실험실에서 치아 전체를 만들 수도 있다"며 그 가능성을 시사했다.


킹스 칼리지 런던의 보철학 임상 강사인 세어시 오툴(Saoirse O'Toole) 박사는 "치아를 재생하는 이 새로운 기술은 매우 흥미롭다. 치의료계의 판도를 바꿀 것"이라며 기대감을 드러냈다.


이어 "내가 진료하는 동안 이 기술이 나올 수 있을까. 아마도 쉽지 않을 것이다. 그래도 내 자식들은 이 기술의 혜택을 볼 수 있기를 바란다"고 전했다.


인사이트세어시 오툴 박사 / BBC