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심 활보하던 얼룩말 '세로' 중성화 수술 받는다
2023년 3월, 서울어린이대공원을 탈출해 도심을 활보했던 얼룩말 '세로'가 기구한 운명을 맞게 됐다.
11일 헤럴드경제는 도심에서 대탈주극을 벌였던 '세로'가 중성화(거세)수술을 받는다고 보도했다. 보도에 따르면 서울어린이대공원과 청주동물원은 지난해 암컷 얼룩말과 세로의 합사를 결정했다.
이 과정에서 세로는 공격성을 줄이고 추가 번식을 막기 위한 목적의 중성화 수술을 받게 되며, 수술은 고환을 제거하는 '거세' 방식으로 진행된다.
도심을 활보하고 있는 세로 / 사진 제공 = 서울시
서울어린이대공원 관계자는 "2009년 어린이대공원 재조성 사업이 완료될 예정이지만, 사업 진척이 빨라 얼룩말 방사장이 빨라지면서 합사가 빨라질 수 있다"며 "그럴 경우 (세로의) 수술도 빨라질 것"이라고 전했다.
한편 지난 2019년 6월, 서울어린이대공원에서 태어난 '세로'는 2021년 엄마 '루루'를 잃고, 이듬해 아빠 '가로'를 잃었다.
쓸쓸한 축사에서 홀로 지내오던 세로는 지난 2023년 3월, 나무 울타리를 부수고 동물원을 탈출해 도심을 활보했다가 탈주 3시간여 만에 생포됐다.
세로(왼쪽)와 세로의 첫 여자친구였던 코코(오른쪽) / 사진 제공 = 서울어린이대공원
이후 세로는 광주 우치공원에서 데려온 3살 연하의 여친 '코코'와 행복한 나날을 보내왔지만, 코코는 세로와 합사 4개월 만에 돌연 하늘나라로 떠나고 말았다.
세로는 돌아오지 않는 코코를 그리워하며 방사장과 사육장 곳곳을 돌아다닌 것으로 전해졌다.
외로웠던 새로의 옆자리는 미니말 '향미'가 채웠으나, '종' 자체가 달랐던 이들의 사랑은 향미의 번식기 도래로 안타깝게 마무리됐다.
서울어린이대공원 관계자는 "이종 간의 교배는 안 되는 일"이라며 "향미의 번식기가 끝날 때까지 세로와 향미를 분리할 계획"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