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년 12월 20일(토)

국회의원 막말·성희롱해도 징계 안 받았다


 

정치권이 혁신을 내세우며 비리·저질·막말의원 등에 대해 엄중한 처벌을 약속했지만 실제로는 거의 처벌을 하지 않은 것으로 드러났다.

 

10일 국회 의안정보시스템에 따르면 이날까지 올라온 19대 국회의 국회의원 징계안은 총 39건이었다. 하지만 국회 윤리특별위원회가 실제 징계를 집행한 것은 성폭행 혐의로 수사를 받은 새누리당 심학봉 전 의원 제명안 단 1건이었다.

 

나머지 38건 가운데 4건은 이를 제기한 의원들이 직접 철회했고 34건은 여전히 윤리특위에 계류 중이다.

 

19대 국회의 임기가 얼마 남지 않은 가운데 계류중인 34건의 징계안도 자동폐기될 가능성이 크다.

 

징계안에 따르면 새누리당 송영근 의원은 국회 군인권개선 및 병영문화혁신특위에서 수준 이하의 막말을 해 야당 의원이 징계안을 제출했다.

 

송 의원은 성폭행 피해를 입은 하사관을 "하사 아가씨"라고 칭하는가 하면 "전국의 지휘관들이 한 달에 한 번씩 정상적으로 나가야 할 외박을 제때 못하고 있다", "그래서 섹스 문제를 포함해 관리가 안되는것"이라고 말했다. 

 

또 더불어민주당 김현 의원은 '세월호 참사 희생자·실종자·생존자 가족대책위원회' 임원진과 술자리를 가진 후 대리기사에게 "야 너 어디가", "내가 누구인 줄 알아"등의 반말 폭언을 해 징계안이 제출됐다.

 

이 외에도 새누리당 홍문종 의원은 자신이 이사장으로 있는 아프리카예술박물관을 운영하는 과정에서 최저임금법과 근로기준법을 위반했다.

 

같은 당 심재철 의원은 회의 중 스마트폰으로 여성의 누드사진을 검색해 보다가 품위유지 위반 사유로 징계안이 제출됐다. 이 모든 징계안은 자동 철회됐거나 계류 중이다. 

  

한편 국회의 이같은 '제식구 감싸기'는 15대 국회부터 이어져왔다. 

 

15대~17대 국회에서는 각각 41건, 13건, 37건의 징계안이 제출됐으나 실제로 의결한 징계안은 단 한 건도 없었다.

 

18대 국회에서도 58건의 징계안을 제출했으나, 아나운서 비하 발언으로 구설에 오른 강용석 전 의원 징계안 1건만 처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