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고 교사의 여성 비하 발언 논란 확산
서울의 한 여고에서 재직 중이던 남교사가 수업 도중 "출산하지 않으면 여자 인생은 가치가 없다"는 취지의 발언을 해 논란이 일고 있다.
이 사건은 29일, 엑스(X·옛 트위터) 이용자 A 씨가 해당 교사 B 씨에 대한 제보를 받으면서 공론화되었다. A 씨는 "여고에서 수업 중 '여자의 인생은 아이를 낳지 않으면 가치 없으니 몸이 싱싱한 20대 후반에 낳아라'고 발언한 ○○고 생물 ○○○ 선생님을 공론화합니다"고 적었다.
X (구 트위터)
문제의 발언은 고2 생명과학 수업 중 생식 파트를 설명하는 과정에서 나왔다고 한다. B 씨는 "여자들이 왜 아이를 안 낳는지 모르겠다"고 하며 출산의 중요성을 강조했고, 학생들은 이러한 발언이 계속되자 녹음을 시작했다고 한다.
공개된 녹취록에 따르면, B 씨는 "20대 후반에 (아이를) 낳아야 한다. 생물학자가 31~32세까지는 봐줄 테니까 그 안에는 꼭 (아이를) 낳아라"며 "33~34세에 나이 들어서 낳는 게 제대로 출산이 되겠냐"고 말했다.
또한 B 씨는 "생물학적으로 여자가 아기를 낳았을 때 가장 건강할 수 있는 나이는 27세때다. 여자의 하체가 가장 왕성하고 튼튼하고 성숙했을 때 낳아야 한다"며 "20대 초반은 아직 덜 성숙하다. 20대 중반이 넘어가야 모든 게 완벽한 상태"라고 주장했다.
그는 이어서 "너희 인생을 대신 살아갈 분신을 가장 완벽할 때 낳으란 얘기다. 세상 살면서 돈이 제일 중요한 거 같냐? 죽을 때 돈은 아무 의미 없다. 하지만 뭐가 의미 있냐? 내 자식밖에 없다"고 강조했다.
기사의 이해를 돕기 위한 자료 사진 / gettyimagesBank
B 씨는 "아기를 낳으면 본능적으로 내 분신이라는 걸 느낀다"며 독신으로 살겠다는 학생들에게 정신 차리라고 꾸짖었다.
그는 또 "하느님이 새로 태어나는 생명을 모두 다 보호할 수 없으니까 자신을 대신해서 내려보내는 게 어머니라는 존재"라며 출산의 중요성을 역설했다.
해당 글은 빠르게 퍼져나가며 조회수 507만 회 이상을 기록했고, B 씨의 사진도 공유되고 있다. 이를 본 한 졸업생은 "모교인데 작년에도 그랬고 재작년에도 그랬다"며, 같은 발언이 반복되어 왔다고 지적했다.
누리꾼들은 국민신문고 일반 민원 게시판 '서울시 양천구' 지역에 항의 민원을 넣으며 대응하고 있다.
기사의 이해를 돕기 위한 자료 사진 / gettyimagesBank