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에서 전해진 유수영 선수의 훈훈한 미담
2024 파리 패럴림픽에서 배드민턴 남자복식(스포츠등급 WH1, 2) 은메달을 목에 건 유수영(한국장애인고용공단) 선수의 훈훈한 미담이 전해졌다.
최근 각종 온라인 커뮤니티에는 '지난 며칠간 일본 X에서 뜨거운 화제였던 한국인의 행동'이라는 제목의 글이 올라오며 누리꾼들의 눈길을 끌었다.
해당 글에는 지난해 12월 29일 한 일본인이 엑스(X·옛 트위터)에 올린 게시글이 담겼다.
게시글은 2일 오전 9시 기준 무려 2,344만 회가 넘는 조회 수를 기록하며 화제가 되고 있다.
とんでもないことが昨日ありまして、夫と子が仮面ライダーのグッズを見に秋葉原行ってたんだけど、あまりにも高価なおもちゃが欲しくて子は見てて…でもお小遣いの範囲で買おうねと約束してたので、いつか欲しいな〜と言いつつも見送ったところ、松葉杖の方がそれを持ってレジに向かって会計されてて。
— でも (@kuso_demodori) December 29, 2024
데모(でも)라는 닉네임의 작성자는 일본 애니메이션 덕후들의 성지로 유명한 도쿄 아키하바라에서 유수영 선수를 만난 경험을 전했다.
"어쩔 수 없는 것이 있어, 남편과 아이가 가면라이더의 상품을 보러 아키하바라에 갔었는데, 아이가 너무 비싼 굿즈를 갖고 싶어 했다. 그래도 용돈의 범위에서 사기로 약속했기 때문에 (아이는) '언젠가 갖고 싶다'라고 말하면서 자리를 떴다"라고 당시 상황을 회상했다.
이때 목발을 짚은 한 남성이 와서 아이가 갖고 싶어 하던 굿즈인 '궁극대성검 암흑검 월암'을 집어 가더니 계산대에서 계산을 했다.
해당 제품은 온라인 쇼핑몰에서 20~30만 원대에 판매되고 있다.
그런데 이 남성은 데모의 아이에게 다가와 계산한 굿즈를 건넸다. 아이가 갖고 싶어 하는 것을 보고 흔쾌히 선물을 한 것이다.
이에 데모의 남편은 "너무 비싼 거라 받지 못하겠다"며 사양했다.
그러자 남성은 괜찮다며 자신도 어렸을 때부터 가면라이더를 좋아했는데 갖고 싶어도 못 살 때가 있었다고 말했다.
굿즈 선물받은 아이와 가족들 "유수영 선수 평생 응원할 것"
이후 대화가 이어지면서 데모와 가족들은 남성의 정체를 알게 됐다. 그는 2024 파리 패럴림픽 배드민턴 은메달리스트인 유수영 선수였다.
결국 유 선수의 선물을 받은 데모는 "또 다른 형태로 제대로 감사의 말을 전하고 싶었다. 정말 감사하다. 아이는 사주신 장난감을 받고 정말 기뻐했고 잘 때도 껴안고 잤다"라며 감사 인사를 전했다.
그러면서 "우리 집은 유수영 선수를 평생 응원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해당 게시물은 일본을 넘어 국내 온라인 커뮤니티에도 확산됐다.
이후 데모는 추가 게시글을 통해 "유수영 선수가 연락을 해왔다. (글을) 공유해주신 여러분 감사하다. 재차 선수에게 감사 인사를 전했는데 '키류 센토('가면라이더 빌드' 주인공)라면 그랬을 테니까요!'라고 하셨다. 너무 멋있었다. 이제 평생 응원하겠다"라고 전했다.
유 선수의 훈훈한 미담에는 "멋진 분이다", "정말 따뜻한 마음을 가지고 있는 분이다", "진짜 영웅이다", "아들에게 평생 잊을 수 없는 사건과 보물이 될지도 모르겠다", "그가 아들에게 진짜 가면라이더일 듯!" 등 일본 누리꾼들의 뜨거운 반응이 이어졌다.
국내 누리꾼들 또한 "아이한테 유년 시절의 소중한 추억을 선물하셨네", "진짜 감동적이다", "따뜻한 오타쿠 느낌 멋지다" 등의 반응을 보였다.
한편 2002년생 유수영 선수는 선천적 지체장애인으로 중학생 때 학교 선생님의 권유로 장애인 배드민턴을 시작했다.
그는 2022 항저우 장애인 아시안 게임 WH2 단식에서 은메달을, WH1-2 복식에서 동메달을 획득했으며, 2024 파리 패럴림픽에 WH1-1 복식에서 은메달을 거머쥐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