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차 타고 가다가 나무에 깔린 대학원생
미국 북서부를 강타한 사이클론의 영향으로 나무가 쓰러지면서 주행 중이던 현대차를 덮치는 사고가 발생했다.
차량은 파손됐으나 운전자는 다친 곳 없이 무사히 구조돼 화제를 모으는 중이다.
지난 25일(현지 시간) 미국 지역 방송 KING-TV에 따르면 지난 19일 시애틀 북부 레이크시티 지역 35번가에서 차도 옆 가로수가 주행 중이던 파란색 현대차를 덮치는 사고가 발생했다.
이날 미국은 거대 사이클론의 영향권 안에 들어 강풍이 심하게 불었는데, 이를 못 이긴 나무 한 그루가 꺾여 차량을 덮친 것으로 보인다.
당시 운전자인 타이슨 라미레즈는 내리막길을 따라 차를 몰다 나무가 자신의 차 방향으로 넘어지는 것을 보고 충격에 대비해 의자에 구부정하게 누웠다.
그의 예상대로 나무가 차 지붕 위로 쓰러졌다. 이후 그는 차 밖으로 탈출하려고 했으나 차량을 수평으로 덮친 거대한 나무가 운전석은 물론 조수석까지 짓눌러 문을 열고 나오기가 쉽지 않았다.
사고를 목격한 행인들이 차 안에 갇힌 그의 모습을 보고 다가왔고, 911에 구조를 요청했다. 일부 행인들은 그가 차 안에 갇혀 있는 모습을 촬영하기도 했다.
연락을 받은 라미레즈의 부모도 한걸음에 사고 현장으로 달려왔다.
구조된 라미레즈 '멀쩡'... 새 차 사기 위해 모금 진행중
라미레즈는 약 90분 동안 차 안에서 몸을 웅크리고 구조대를 기다렸다. 도착한 구조대원들은 나무를 치우고 문을 떼어낸 후에야 라미레즈는 차 밖으로 나올 수 있었다.
라미레즈는 "차에서 나온 뒤 부모님을 꽉 안았다. 그날 밤 무사히 집으로 갈 수 있어서 정말 감사했다"며 "충격적인 사고였지만 갇혀 있는 동안에도 다치지 않고 무사하다는 사실에 감사한 마음이 들었다"고 전했다.
이후 지역 방송은 사고 차량이 현대차라고 밝혔지만, 정확한 차종은 공개하지 않았다.
다만 공개된 사진으로 보면 2010년 11월에 출시된 엑센트 4세대로 보인다. 엑센트 4세대 모델은 출시 석 달 만에 미국 소형차 시장에서 판매 순위 1위에 오르는 등 큰 사랑을 받은 바 있다.
라미레즈는 미 워싱턴주립대에서 경제학 박사 과정을 밟고 있는 대학원생으로 알려졌다. 그는 사고 이후 온라인 모금 사이트 '고펀드미(GoFundMe)'에 자신의 사연을 올렸다.
그는 이번 사고로 긁힌 자국 없이 살아 나왔지만, 차가 완전히 박살 나 새 차를 사야 한다며 5000달러(한화 약 700만원)를 목표로 모금을 진행한다고 밝혔다.
한편 미국 북서부를 강타한 폭풍우는 '폭풍 사이클론'으로 불리며 미국을 강타했다. 이 사이클론으로 미국 북서부 지역에서 2명이 숨지고 수십만 가구가 정전되는 피해를 입었다.
이와 관련해 CNN은 이번 폭탄 사이클론이 10년에 한 번 발생하는 강력한 폭풍우로 기록됐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