치매 치료 길 열리나...국내 연구진, 글로벌 제약 회사와 기술 이전 계약
아름다운 추억부터 사랑하는 사람에 대한 기억까지 송두리째 앗아가는 치매. 뚜렷한 치료법도 없어 '세상에서 가장 슬픈 병'이라 불려왔다. 그런데 국내 과학자들의 오랜 연구 끝에 희망이 보이기 시작했다.
지난 13일 MBC '뉴스데스크'는 KIST 박기덕 박사와 연구소 기업 조성진 대표가 최근 개발한 치매 치료 약물이 글로벌 제약 회사에 수출됐다고 보도했다.
보도에 따르면 해당 글로벌 제약 회사는 임상 1상이 끝나기도 전인데도 5,037억 원에 기술 이전 계약을 맺었다.
또한 임상 단계를 통과할 때마다 기술료도 따로 지급한다. 이는 정부 출연연구원 사상 역대 최대 규모로 알려졌다. 상용화로 매출이 발생하면 '매출 로열티' 역시 별도다.
30년 우정 나눈 두 과학자..."같은 대학, 유학도 함께"
해당 제약 회사가 이런 과감한 결정을 한 데는 두 연구자의 관계성에 있었다. 라팔 카민스키 안젤리니파마 최고과학책임자는 "두 창립 파트너가 우정을 맺고 상호 보완적인 기술과 재능까지 갖춘다는 것은 매우 중요하다"고 말했다.
그도 그럴 것이 박 박사와 조 대표는 30년 지기 친구 사이다. 같은 대학 같은 실험실 출신으로 유학길도 함께 오르고, 축가도 불러준 절친한 사이였다.
30년 간 같은 꿈을 쫓은 만큼 신뢰가 두터울 터. 이를 바탕으로 한 두 사람의 엄청난 성과에 많은 이들이 함께 기뻐하고 있다. 또한 치매 치료에 대한 기대를 표하고 있다.
한편 박기덕 박사와 조성진 대표가 개발한 약물은 CV-01로, 몸의 방어 기전을 깨워 스스로 뇌의 염증을 조절하게 해준다. 치매에 걸린 쥐를 대상으로 실험해본 결과 공간 기억력이 떨어져 1분이 걸리던 거리를 해당 약물을 투여하고 10초 만에 이동했다.
치매 진행 속도를 늦추는 수준이 아니라, 아예 인지 기능을 높이는 것으로 볼 수 있는 결과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