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 11월 05일(화)

"희귀병 걸려 외롭게 죽은 줄 알았던 아들, 생전 게임 친구들 우울증 치료해준 '천사'였습니다"

듀센 근이영양증 앓던 아들, 알고 보니 게임 속 유명 인사


인사이트'월드 오브 워크래프트' 게임 속 이벨린 캐릭터와 마츠 / Netfilx


유전자 이상으로 팔이나 다리, 몸통 등 근육이 퇴행해 결국 사망에 이르는 희소 질환인 듀센 근이영양증(DMD) 환자 마츠의 비밀스러운 '이중생활'이 전해졌다.


마츠는 지난 2014년, 25세라는 젊은 나이에 숨진 노르웨이의 청년이었다. 마츠의 가족들은 병으로 외롭고 고립된 삶을 살았을 아들의 죽음을 슬퍼하지만, 사실 그에겐 숨겨진 비밀이 있었다.


그것은 바로 마츠가 매일 밤 '월드 오브 워크래프트' 게임에서 이벨린이라는 이름으로 활발히 활동하며 또 다른 삶을 살고 있었다는 것이다.


그의 일화는 '이벨린의 비범한 인생'이라는 제목의 다큐멘터리로 만들어져 넷플릭스에 방영될 만큼 화제를 모았다.


인사이트마츠를 추모하기 위해 게임공간에 모인 게이머들 / Reddit


넷플릭스 다큐멘터리 영화 '이벨린의 비범한 인생' 화제


지난 22일(현지 시간) 영화 전문 매체 인디와이어(IndieWire)는 '이벨린의 비범한 인생' 주인공인 마츠의 사연을 조명했다. 보도에 따르면 마츠의 가족들은 아들이 숨지기 전 '월드 오브 워크래프트'를 20,000시간 이상 했다는 사실을 뒤늦게 알게 됐다.


가족들은 그가 평소 즐겨 쓰던 온라인 블로그에 부고를 전했다가 놀라운 사실을 알게 됐다. 마츠는 '월드 오브 워크래프트'에서 유명 인사였으며 여러 명의 고충을 들어주며 많은 이들의 인생을 바꿔놨다.


이벨린 덕분에 심리적 부담감 때문에 등료를 거부하던 아이는 어머니와 화해했고, 우울증을 앓던 여성은 세상으로 나아갈 수 있었다고 한다.


마츠의 부고가 전해진 뒤 노르웨이는 물론 스웨덴, 덴마크, 영국 등에서 추모 소식이 쏟아졌다. 게임 안에서 이벨린과 친하게 지내던 사람들은 실제 마츠의 장례식에도 참석했다.


마츠의 삶을 다룬 다큐멘터리 영화 '이벨린의 비범한 인생'은 미국의 세계적인 영화제 '40회 선댄스 영화제'에서 월드시네마 다큐멘터리 부문 감독상, 관객상을 받았다. 제29회 부산국제영화제 '와이드 앵글' 섹션에 초청돼 호평받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