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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에 빠진 남친 구하려다 세상 떠난 27살 딸...'장기 기증' 결심하고 죄책감 느끼는 어머니의 속마음

물 밖에서 보기에 스노클링을 하는 것처럼 보였던 딸은 이미 심정지가 온 상태였다.

인사이트KBS Joy '무엇이든 물어보살'


장기기증은 한 사람이 삶의 마지막에 할 수 있는 가장 의미 있는 일로 꼽힌다.


누구나 기증이 고귀하다는 사실을 알지만 신체 일부를 남을 위해 내어놓는 것은 결코 쉬운 결정이 아니다.


특히 자식을 먼저 떠나보낸 부모의 경우 장기기증을 결정하는 데는 더욱 큰 어려움이 따른다.


여기 한 어머니는 장기 기증으로 딸을 떠나보낸 뒤 죄책감에 시달린다며 고민을 털어놨다.


인사이트KBS Joy '무엇이든 물어보살'


지난 19일 KBS Joy '무엇이든 물어보살'에는 익수 사고로 뇌사에 빠진 딸의 장기 기증을 결정한 어머니의 사연이 공개됐다.


어머니에 따르면 딸 김건혜(27) 씨는 지난해 결혼 예정이었던 남자친구와 함께 강원도에서 스노클링을 하다가 익수 사고를 당했다.


함께 스노클링을 하다 거친 파도에 위험을 감지하고 물 밖으로 나오던 중 남자친구의 구조 요청을 듣고 되돌아가 구하려다 파도에 휩쓸리고 만 것이다.


당시 남자친구는 도움을 요청하며 스노클링 장비를 벗어 던졌고, 이를 본 주위 사람들이 더 위험한 상황이라 판단해 먼저 구조해 목숨을 구할 수 있었다고 한다.


인사이트KBS Joy '무엇이든 물어보살'


그러나 물 밖에서 보기에 스노클링을 하는 것처럼 보였던 딸은 이미 심정지가 온 상태였다.


어머니는 딸이 하늘에 별이 된 지 100일이 됐다며 뇌사 상태인 딸의 장기기증을 직접 결정했다고 말했다.


기증을 위해 수술실로 가는 마지막 순간 어머니는 딸이 눈을 뜨고 '내일이면 눈 뜨려고 했는데 왜 나를 포기하냐'며 원망할 것 같았다고 고백했다.


어머니는 "수술실에 들여보낼 때 '너 참 용감하다', '감사하다', '고맙다' 인사했지만 왜 나를 포기하냐고 그럴 것 같았다. 의학적으로는 사망이었지만 우리에겐 살아있는 아이였다"라고 말했다.


인사이트KBS Joy '무엇이든 물어보살'


어머니는 "나중에 내가 하늘나라에 가면 아이가 날 원망하면서 마중나오지 않을까봐 걱정된다"라며 "지금도 마음의 고민이 많이 된다"라고 눈물을 보였다.


장기기증을 권했다는 동생은 "누나는 착해서 선택권이 있다면 무조건 했을 거라고 생각했다"며 "내가 주치의 선생님께 먼저 가서 말씀을 드렸다. 그 순간부터 빠르게 진행되더라. 누나한테 그게 너무 미안하다"고 고백했다.


사랑하는 가족을 '내 손'으로 떠나보낸 것만 같아 고개를 들지 못하는 가족들.


건혜씨와 늘 손을 잡고 한 시간 이상 수다를 떨다 잠들었다는 어머니는 딸 생각이 자꾸만 떠올라 이사까지 가게 됐다고 한다.


인사이트김건혜씨 / 한국장기조직기증원


이에 서장훈은 "희생으로 4명에게 새로운 생명을 선물한 거다. 정말 숭고한 일을 한 거다. 더 이상 그 일로 괴로워하지 않았으면 좋겠다"고 위로했다.


이수근은 "가슴에 묻어도 평생 잊지 못할 딸이다. 떠나는 순간까지 선행을 한 거다"라며 "만날 수 없을 뿐이지 우리 딸은 어디서 계속 살고 있다고 생각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이어 두 사람은 "딸이 엄마와 동생이 이렇게 슬프게 사는 걸 원하겠나. 절대 그렇지 않다"며 "엄마 딸로 27년 정말 행복하게 있다가 간 거다. 자꾸 우시면 딸이 많이 슬퍼할 것 같다"고 용기를 줬다. 


네이버 TV '무엇이든 물어보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