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지원자 모두가 소중하고 가치 있는 사람입니다."
강원대 의학전문대학원 정시모집 불합격 학생들은 지난달 말 '합격자 명단에 없습니다'라는 통보 문자 대신 1천300자 분량의 장문의 편지를 받았다.
조준휘 원장의 이름으로 보낸 편지는 "의사의 꿈을 이루고자 많은 노력을 기울였음을 알기에 더욱 조심스럽다"고 시작했다.
이어 "의전원 원장으로서 지원자들의 열정과 의지를 확인하였기에 저 또한 아쉽고 답답한 마음"이라고 속내를 털어놨다.
조 원장은 편지에 평가방법도 상세히 적었다.
그는 "인재상인 '지(智)·혜(慧)·인(仁)'을 근간으로 1∼2단계에 걸쳐 지원자들의 지적 역량과 성실성, 의학적성, 사고력, 창의력, 인성 등을 다방면으로 평가했다"고 설명했다.
조 원장은 따뜻한 격려의 말도 아끼지 않았다.
그는 편지 끝에 인·적성고사 선정도서였던 '미래의 의사에게'의 한 구절인 '의사는 널리 베풀 수 있으며 바쁘지만, 보람있는 직업'이라는 부분을 거론하며 "부디 좋은 의사가 되고자 하는 초심을 잃지 말고, 앞으로 다시 만날 수 있기를 바란다"고 격려했다.
이 편지글은 뒤늦게 의학전문대학원 커뮤니티와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올라오며 화제가 됐다.
누리꾼과 불합격자들은 "강원대가 최고의 학교는 아닐지는 모르겠으나 좋은 학교라는 생각이 든다" "글을 읽고 한 번 더 도전하기로 했다" "어떤 학교는 예비번호조차 주지 않고 짤막한 문장만을 남기더니 강원대는 좋은 학교다" 등의 댓글을 달았다.
조 원장은 "준비과정도 힘들고 고생을 많이 했을 텐데 문자 한 통만 보내는 건 선배이자 교수로서 도리가 아니라고 생각했다"라며 "꿈을 좇는 학생들에게 따뜻한 위로의 말을 해주고 싶었다"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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