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년 06월 01일(월)

"20년 후 영암초에서 만나자"...새해에 담임교사와 약속 지킨 30대 학생들

인사이트온라인 커뮤니티


20년 전 담임교사가 했던 약속을 기억하고 있던 학생과 교사가 새해 첫날 재회한 모습이 잔잔한 감동을 주고 있다.


9일 온라인 커뮤니티에는 전날 유튜브의 한 채널에 올라온 영상 '20년 전 약속. 다들 기억할까?'라는 제목의 영상이 갈무리돼 있었다. 영상에는 20년 만에 만나는 교사와 제자 등 15명이 만나는 과정이 담겼다.


이에 따르면 2004년 6학년 2반 담임교사 이장규씨는 졸업식 날 학급 제자들에게 "2024년 1월 1일 오후 1시, 영암초등학교 운동장에서 만납시다"라며 다음 만남을 기약했다.


약속 전날, 제자들은 설레는 마음으로 교사와의 만남을 기대했다. 한 제자는 "애들 진짜 올까? 많이 왔으면 좋겠다. 떨린다"라며 전남 영암으로 향했다.


만남의 시간이 다가오자 학교 운동장에는 하나둘 모이기 시작했다. 이들은 교사에게 건넬 롤링 페이퍼를 작성하고, 학급신문을 보며 학창 시절을 회상했다.


곧이어 제자들은 "뭐야 진짜 선생님이야?"라며 웅성거리기 시작했다. 이때 등장한 교사는 반가움 속에 제자들의 이름을 하나하나 부르며 인사를 나눴다.


이씨는 "잘 있었냐. 다 한가해서 이렇게 많이 왔냐"라며 "전체적으로 다 옛날엔 다 촌년들이었는데 전체적으로 나만 늙어버리고 다 좋아졌다"며 흐뭇해했다.


인사이트온라인 커뮤니티


20년 만의 만남이지만 교사와 제자들은 어제 만났던 사이처럼 한동안 수다를 이어갔다.


이씨는 훌쩍 자라 33세가 된 제자들을 보며 "너희들이 그렇게 바쁜지 몰랐다. 생각해 보면 나도 30대 때 제일 바빴거든. 누구랑 결혼할 건지도 바쁘지, 챙길 사람도 많잖아. 근데 그때 만나자고 하면 누가 만나겠냐. (너희 만날 생각에) 잠이 안 오더라. 잠이"라고 털어놨다.


이씨는 "구례에 있는 한 초등학교에서 공모 교장으로 있다가 올해가 임기 마지막 해여서 3월부터 다시 선생님으로 돌아갈 생각이다"라며 근황을 전했다.


그는 자리에 함께 하지 못한 제자들과 영상통화를 하며 추억을 곱씹기도 했다. 제자들은 서로 조금씩 모아 마련한 작은 선물과 롤링 페이퍼, 카네이션을 이씨에게 전달해 감동을 자아냈다.


식사를 마친 교사와 제자들은 카페로 이동해 서로에게 하고 싶은 말을 담아 쓴 롤링 페이퍼를 교환한 뒤 다음 만남을 기약하고 헤어졌다.


뜻깊은 재회 장면을 영상으로 담은 A씨는 "20년 후에 만나자. 그때까지 살아있자 이 약속 있지 않고 지켜온 선생님과 친구들. 덕분에 2024년 새해에 동화 같은 일을 경험했다. 20년 전에 묻어뒀던 보물을 찾은 듯한 느낌에 아직도 가슴이 벅차다"라는 소감을 밝혔다.


누리꾼들은 "감동이다", "나도 졸업할 때 약속했었는데 사정상 가지 못하고 연락도 다 끊겨서 모였는지 알 수 없어 너무 궁금하다", "눈물난다", "나도 3년만 더 있으면 약속한 날인데 꼭 가야겠다" 등의 반응을 보였다.


(뉴스1) 신초롱 기자  · rong@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