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년 10월 24일(토)

'사랑의 시인'으로 불린 김남조 시인 별세...향년 96세

인사이트김남조 시인.(구상선생기념사업회 제공)/ 뉴스 1


[인사이트] 이유리 기자 = 사랑을 노래한 여성 대표 시인 김남조 원로가 10일 오전 96세 나이로 별세했다.


고인은 1927년 경북 대구 출신으로 1948년 서울대 국어교육과 재학 중 연합신문에 시 '잔상', 서울대 시보에 시 '성수' 등을 발표하며 등단했다.


'목숨', '사랑초서', '바람세례' '귀중한 오늘' 등 다수의 시집을 출간하며 사랑과 삶을 따뜻한 시선으로 써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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숙명여대 교수, 한국시인협회장 한국여성문학인회 회장, 한국방송공사 이사 등을 역임했다.


1993년 국민훈장 모란장, 1996년 대한민국예술원 문학 부문예술원상, 1998년 은관문화훈장, 2007년 만해대상 등을 받았다.



​ 목숨        
              -김남조


아직 목숨을 목숨이라고 할 수 있는가

꼭 눈을 뽑힌 것처럼 불쌍한

사람과 가축과 신작로와 정든 장독까지

​

누구 가랑잎 아닌 사람이 없고

누구 살고 싶지 않은 사람이 없고

불붙은 서울에서

금방 오무려 연꽃처럼 죽어갈 지구를 붙잡고

살면서 배운 가장 욕심없는

기도를 올렸습니다

​

반만년 유구한 세월에

가슴 틀어박고 매아미처럼 목태우다 태우다

끝내 헛되이 숨져간 이건

그 모두 하늘이 낸 선천(先天)의 벌족(罰族)이더라도

​

돌멩이처럼 어느 산야에고 굴러

그래도 죽지만 않는

그러한 목숨을 갖고 싶었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