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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말 반납하고 봉사하던 20대 여성 '장기 기증'으로 3명 살려...하늘로 떠나보낸 부모의 편지

자식을 먼저 떠나보낸 부모의 경우 장기기증을 결정하는 데는 더욱 큰 어려움이 따른다.

인사이트이휘영 씨 / 한국장기조직기증원


[인사이트] 김한솔 기자 = 장기기증은 한 사람이 삶의 마지막에 할 수 있는 가장 의미 있는 일로 꼽힌다.


누구나 기증이 고귀하다는 사실을 알지만 신체 일부를 남을 위해 내어놓는 것은 결코 쉬운 결정이 아니다.


특히 자식을 먼저 떠나보낸 부모의 경우 장기기증을 결정하는 데는 더욱 큰 어려움이 따른다.


그런 어려움에도 기증을 결심한 부모와 그 뜻에 따라 3명에게 생명을 선물하고 하늘나라로 떠난 20대 여성이 있어 안타까움과 함께 감동을 안긴다.


인사이트이휘영 씨 / 한국장기조직기증원


6일 한국장기조직기증원에 따르면 이휘영(28)씨가 지난달 14일 뇌사 장기기증으로 간장, 신장(좌우)을 기증하고 세상을 떠났다.


경기도 남양주에서 1남 1녀 중 막내로 태어난 이씨는 밝고 활동적이며 친구들과 어울리는 것을 좋아했다.


시간을 허투루 쓰는 것을 싫어해 계획적인 삶을 살려고 노력하는 성실하고 바른 친구였다.


대학에서 역사를 전공하며 다양한 봉사활동으로 이웃 사랑을 실천해왔다. 주말마다 종묘에서 문화해설 자원봉사를 했으며 해피무브 해외 봉사, 숙명여대 박물관 지킴이 등으로 활동해왔다.


인사이트기사의 이해를 돕기 위한 자료 사진 / gettyimagesBank


대학 졸업 후에는 한국연구재단의 연구원으로 일하며 직장 동료들은 물론 상사들 두터운 신임을 받았다고 한다.


그러던 중 지난 8월 불의의 사고로 의식을 잃고 쓰러졌다. 병원으로 이송돼 치료를 받았지만 뇌사 상태가 됐다.


이씨의 가족들은 고인이 삶의 끝에서 누군가의 생명을 살리는 일을 명예롭고 보람된 일이라고 생각할 것 같아 기증을 결심했다고 한다.


인사이트기사의 이해를 돕기 위한 자료 사진 / gettyimagesBank


아버지 이재삼 씨는 "애석하게도 짧은 삶을 살다 떠나지만, 장기기증으로 또 다른 생명에게 생명을 베풀었다. 딸을 지켜주지 못한 부모로 비통하고 애가 타지만, 이 세상에서 의미 있는 삶을 살았던 만큼 많은 사람들의 기도 속에 하늘나라로 가길 희망한다"고 말했다.


어머니 김정자 씨는 "딱 서른의 나이에 힘든 세상 속에서 아파하다 이 세상의 무거운 짐을 내려놓고 하나의 별이 돼 먼 길을 떠났다"며 "(딸이)어른인 내가 봐도 존경할 정도로 열심히 산 만큼 의미 없는 끝이 아닌 새 희망이 되었으면 한다. 사랑한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