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의 이해를 돕기 위한 자료 사진 / 뉴스1
[인사이트] 함철민 기자 = 0.59명. 서울의 합계출산율이다. 인구 감소는 이제 우리의 삶으로 다가오고 있다.
지난 7월 서울시교육청이 발표한 '2023학년도 학급편성결과'에 따르면 지난 3월 10일 기준 유·초·중·고의 학생 수는 85만 7223명으로 지난해 88만 344명보다 2만 2121명(2.5%) 감소했다.
4년 전인 지난 2019년 95만 1965명보다는 10%(9만 4742명)나 감소했다.
지난 3월 기준 각 초등학교의 전체 학생 수와 입학생 수를 봤을 때 문제는 더욱 심각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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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993년 서울 강남구에 설립된 A 초등학교의 올해 입학생은 16명이었다. 전교생 수는 105명, 학급당 학생 수는 8명이다.
100년이 넘는 역사를 자랑하는 강동구의 B 초등학교도 올해 19명 만이 입학했다. 전체 학생 수는 168명, 학급당 학생 수는 14명이다.
1972년 설립된 관악구의 C 초등학교는 올해 31명이 입학했으나 전체 학생 수는 170명에 불과하다. 학급당 학생 수는 12명에 불과하다.
1990년 30학급에 이르렀던 화양초는 결국 올해 폐교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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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교육청의 '2023~2027학년도 학생배치 계획'에 따르면 2018년 35개였던 서울 소규모 초등학교(학생 수 240명 이하)는 올해 62개에 이어 2025년 80개, 2027년 85개까지 늘어날 것으로 전망된다.
같은 기간 학생 수 1500명이 넘는 과대 초교는 17곳에서 5곳으로 줄어들 것으로 예상된다.
초등학교의 폐교가 늘어남에 따라 중·고등학교의 폐교 또한 늘어날 전망이다. 중학교 소규모 학교(학생 수 300명 이하)는 2022년 총 49개에서 2027년 64개로, 고등학교 소규모 학교(학생 수 300명 이하)도 같은 기간 15개에서 29개가 될 것으로 보인다.
이미 내년에 도봉고가 통폐합하기로 결정했고, 몇몇 학교에서도 폐교를 논의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 2018년 폐교한 은혜초등학교 / 뉴스1
초등학교가 문을 닫는 이유는 저출산 여파와 함께 주거지역의 재편된 영향도 크다. 지난 2018년 재건축으로 인해 휴교했던 개포초등학교는 올해 42학급 규모로 다시 문을 연다.
또 일부 지역에서는 분양아파트나 임대아파트 학생과 학교 배정을 거부해 같은 학군에서도 학생 수가 10배씩 차이 나는 경우도 있다.
문제는 학생 수 감소가 학교 재배치로 끝나는 문제가 아니라는 점이다.
학교가 사라지는 지역은 경제 기반이 쇠락해 추가 인구 감소로 이어질 가능성이 크다. 학교가 떠난 지역에서 중산층이 빠지면서 서울 안에서도 지역 간 격차가 심화할 수 있다.
지난 2018년 폐교한 은혜초등학교 / 뉴스1
교육청은 학교가 처한 위기에 대응하기 위해 서울형 분교 모델을 계획하고 있다.
학생이 많은 과밀·과대 학교는 분교 설립을 쉽게 해 학생을 분산하도록 하고, 폐교 위기인 소규모 학교는 인근 학교의 분교 형태로 운영을 전환하는 식이다.
중학교 이상은 적극적인 통폐합과 이전 재배치로 교육 수요에 대응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전문가들 사이에서는 폐교한 학교 부지를 주민들을 위한 시설로 전환해 인구 유출을 최소화해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