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BC '실화탐사대'
[인사이트] 김나영 기자 = "성관계를 하면 하은이가 받을 충격에 대해서 생각을 안 해봤다. 다 물어보고 그렇게 한 것"
초등학생 딸을 무려 7년 동안 성폭행한 아빠에게 끝까지 반성의 기미는 찾아볼 수 없었다.
끔찍한 기억을 안고 극심한 트라우마에 시달리고 있는 딸과 달리 친부는 '징역 9년' 복역 후 지난 9월 5일 출소했다.
지난 14일 MBC '실화탐사대'는 초등학교 1학년 때부터 친부에게 상습적으로 성폭행을 당해온 박하은(가명, 24) 씨의 사연을 전했다.
MBC '실화탐사대'
사연에 따르면 박 씨는 같이 목욕하자는 아빠의 말에 기뻐하며 따라갔다가 씻을 수 없는 상처를 안고 살게 됐다.
박 씨는 "아빠가 집 밖을 못 나가게 했다"며 "감금 그 자체였다"라고 과거를 회상했다.
이어 "오빠가 TV를 보고 있으면 아빠가 그 뒤에서 제 XX를 몰래 만지기도 하고 오빠가 게임하고 있으면 제 방에 와서 성추행을 거의 매일 했었던 것 같다"고 피해 사실을 고백했다.
심지어 아빠는 딸이 성관계 요구를 거절하면 오빠를 마구잡이로 때리는 등 폭력적인 행동도 보였다.
MBC '실화탐사대'
또한 딸에게 "네가 엄마가 없기 때문에 엄마의 역할, 그러니까 성행위는 네가 해야 한다"며 이혼한 엄마의 자리를 대신해 성관계를 할 것을 강요했다.
그러나 인면수심의 짓을 저지르고도 아빠는 딸에게 미안한 감정을 전혀 보이지 않았다.
경찰 조사에서 박 씨의 아빠는 "딸이 거짓말할 거라는 생각은 안 하지만 제가 기억이 안 난다"며 "성관계를 하면 하은이가 받을 충격에 대해서 생각을 안 해봤다. 다 물어보고 그렇게 한 것"이라고 책임을 회피했다.
이어 "딸한테 그렇게 해도 된다는 게 많이 이상한 거 같지만 잘못했다는 생각은 안 든다"고 진술해 공분을 샀다.
MBC '실화탐사대'
친부의 악마 같은 행동으로 박 씨는 무기력증과 외상 후 스트레스 장애, 우울증, 공황장애 등으로 여전히 고통받고 있다.
그 사이 징역 9년 형을 받은 친부의 출소일이 다가오자 박 씨는 불안감에 떨며 주소지 열람 제한신청을 했지만 마음에 안정을 찾지 못했다.
결국 박 씨는 행적을 직접 확인해야 마음이 놓일 것 같아 제작진과 함께 출소일에 친부를 찾아갔지만 놓치고 말았다.
다음 날, 박 씨는 할머니로부터 "아빠 나올 때 기자 데리고 갔냐? 네가 아빠를 웃음거리로 만들면 네 얼굴에 침 뱉는 거 아니냐"며 "미래를 생각해라. 네 자식들, 후손들한테 부끄러움이 없게 살라"는 말을 들어 충격을 안겼다.
과거 박 씨의 할머니는 손녀가 아닌 아들의 편에 서 선처 탄원서 작성을 강요하며 "맞아 죽어도 네가 피했으면 그런 일 안 당하잖아. 네 잘못도 있다. 용서해 줘라"라고 말한 바 있다.
기사의 이해를 돕기 위한 자료 사진 / gettyimagesBank