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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사이트] 최민서 기자 = 악성 민원에 시달리다 극단적 선택을 한 대전 교사 사건의 '가해자'로 지목된 학부모가 억울하다는 입장문을 공개한 가운데, 교사 유족 측이 해당 학부모들을 명예훼손 혐의로 고발하겠다는 방침이다.
13일 대전교사노조는 숨진 교사 유족을 만나 관련 학부모에 대한 경찰 고소‧고발 여부, 교사 순직 요청 등 사안을 논의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대전 교사 유족 측은 가해자로 지목된 학부모 입장문에서 '인민재판', '병가로 회피' 등의 표현은 고인을 모독하는 행위라며 "명예훼손으로 고발을 준비 중"이라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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앞서 지난 11일 SNS에는 '대전 교사 사망 사건'의 가해자 주동자로 지목된 학부모 A씨가 쓴 입장문이 공개됐다.
A씨는 "먼저 고인이 되신 선생님의 명복을 빈다. 세상에 퍼진 루머들이 진정성이 아닌 악성루머로 비화돼 저희 입장을 표명하고자 글을 올린다"며 "(아이가) 같은 반 친구와 놀다가 손이 친구 뺨에 맞았고, 선생님이 제 아이와 뺨을 맞은 친구를 반 아이들 앞에 서게 해 사과하라고 했다"고 말했다.
이어 "아이가 무섭고 힘들어 손을 귀로 막고 있어도 선생님은 손을 내리라 하며 교장실로 보냈다"면서 "제 요청으로 교장, 교감, 고인이 되신 선생님까지 다 같이 면담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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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한 A씨는 이 자리에서 숨진 교사에게 '인민재판식 처벌 방식'을 지양해달라는 요청과 함께 아이를 일찍 등교시킬 테니 안아주고 '미안하다' 한마디 해주면 좋겠다는 뜻을 전했다고 덧붙였다.
마지막으로 그는 "면담에 앞서 선생님께 아이 잘못을 인정했고 아이에게도 선생님께 사과하라고 지도했는데, 선생님은 면담 다음 날부터 학기가 끝나는 내내 병가를 썼다"면서 "아이가 감당하기 어려운 상황이었고, 선생님도 약속을 지키지 않아 정서적 아동학대 신고를 결정했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반말하거나, 퇴근길에 기다렸다 괴롭히거나, 길거리에 못 돌아다니게 한 적이 없다"고 거듭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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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씨의 입장문은 공개한 지 1시간도 안 돼서 삭제됐는데, 이에 대해 그는 "내가 삭제하지 않았다. 왜 삭제됐는지 모르겠다"며 추가 입장문을 공개했다.
A씨는 아이의 손이 친구 뺨에 맞았다는 문장이 '가해 행위를 마치 실수나 우연처럼 가장하고 있다'는 의견에 대해 "뺨 내용은 싸우던 것이 아니고 놀다 그런 것이라 그렇게 표현한 거다. 변호사 없이 제가 쓴 것이고, 댓글을 고소하려는 의도로 쓴 글도 아니고 악플은 이해하고 있다. 제가 하지 않은 행동이 많아 그걸 표현하려고 했다"고 밝혔다.
한편 숨진 교사는 지난 5일 대전 유성구 자택에서 극단적 선택을 해 병원으로 옮겨졌으나 이틀 뒤인 지난 7일 숨졌다.
해당 교사의 사망 이후 동료 교사 및 교사노조가 "지난 4년간 일부 학부모의 악성 민원에 시달려 왔다"고 폭로하면서 온라인상에 가해 학부모들의 신상 정보가 확산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