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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사이트] 함철민 기자 = 4년 동안 악성 민원에 시달리다 극단적 선택을 한 대전의 한 초등학교 교사와 관련한 후폭풍이 계속 이어졌다.
특히 해당 교사가 1년 동안 받은 민원만 370건에 달한다는 주장이 제기돼 누리꾼들의 공분을 사는 중이다.
최근 인스타그램에는 '24년 차 여교사가 극단적 선택을 하도록 한 살인자와 그 자식들의 얼굴과 사돈의 팔촌까지 공개한다'라는 글을 내건 폭로 계정이 등장했다.
해당 계정에는 가해자로 지목된 학부모의 사진, 연락처, 주소, 사업자 등이 공개돼 있다.
폭로 인스타그램 캡처
계정 운영자는 "혹자는 선을 넘는다고 할 수 있지만 저들 때문에 남편은 사랑하는 아내를 잃었다. 엄마는 딸을 잃었고, 두 아이는 엄마를 떠나보내며 한 집안이 풍비박산 났다"고 했다.
그러면서 "눈에는 눈, 이에는 이라는 방법으로 그들의 잘못을 일깨워 주고 싶다. 사회적 공분을 일으킨 이번 사태에 근본적인 원인을 뿌리 뽑고 싶다"고 적었다.
지난 11일 올라온 게시물에는 "1년에 370건 민원을 넣었대요, 병가 중 길가는 선생님을 보고 너 이리 오라고 소리쳤대요"라는 내용이 담겼다.
작성자는 "돌아가신 선생님 둘째가 8살이래요. 그 아이는 엄마를 잃었어요. 피해자 가족의 삶은 신상이 다 밝혀진 가해자들의 삶과 비교 불가능한 지옥일 거예요"라고 덧붙였다.
기사의 이해를 돕기 위한 자료 사진 / gettyimagesBank
작성자는 폭로 계정 주인을 향해 "고마워요, 정말 고마워요. 이러면 안 된다고 해야겠지만 가슴은 고맙다고 외치고 있어요. 미안하고 감사합니다"라고 전하기도 했다.
작성자의 신분이 밝혀지지 않았고, 또 370여 건의 민원을 소수의 학부모가 보낸 것인지 반 아이들 전체 학부모가 보낸 민원의 총합인지는 설명하지 않았다.
게시물 속 내용은 진위를 확인하기 어려운 상황, 그러나 누리꾼들의 분노는 극을 향해 치닫고 있다.
이들은 가해자로 지목된 학부모들을 향해 "매일매일 지옥 같은 나날들을 보내세요", "이 정도일 거라고는 상상도 못 했다", "널리 퍼뜨립시다"라며 공분했다.
폭로 인스타그램 캡처
현재까지 해당 계정을 통해 공개된 게시물은 40여 건에 이른다. 앞서 해당 계정이 한차례 삭제된 바 있지만 운영자는 또다시 새로운 계정을 만들어 폭로를 이어가고 있다.
일각에서는 이와 같은 신상 공개와 '사적 제재'가 자칫 억울한 피해자를 받을 수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실제 지난 10일 대전의 한 음악학원 원장은 "저를 대전 교사 가해자 학부모로 의심하면서 여러 차례 모르는 번호로 전화가 왔다. 저와 아이 사진을 유포한 사람에겐 강력하게 대응하겠다"는 글을 올리기도 했다.
전문가들 사이에서는 서이초 교사 사망 사건 수사가 지지부진하고 결국엔 제대로 처벌이 이뤄지지 않았다는 인식이 팽배해지면서 사법에 대한 불신이 낳은 결과라는 분석도 나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