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 10월 27일(일)

"치킨 배달해주세요, 아파트 24층입니다"...라이더들이 '개꿀'이라며 달려든 사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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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사이트] 전준강 기자 = 한 건이라도 더 배달을 해야 돈을 버는 시스템 속에서 일하는 배달 라이더들.


이들은 자신이 배달을 가는 곳이 엘리베이터 없는 건물이거나 혹은 있는 그 엘리베이터가 고장이 나면 시간적·체력적 손해를 보게 된다.


이 때문에 특정 지역 혹은 건물의 배달은 하지 않으려 한다.


하지만 최근, 엘리베이터가 고장 난 한 24층 아파트 배달 건에서는 전혀 다른 양상이 펼쳐졌다. 너도나도 하겠다고 달려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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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러 온라인 커뮤니티와 각종 SNS에 올라와 확산되는 글 속 사연은 이렇다.


평소 너무나 좋아하는 치킨이 먹고 싶었던 아파트 24층 거주자 A씨는 배달의민족을 통해 치킨을 주문했다.


선결제를 하며 주문 메모에 "기사님께 내용 숙지 부탁드린다"라고 적었다. 배달 요청에 적은 내용을 이야기하며, 요청사항에 뭐라고 적었는지 봤더니 이런 내용이 담겨 있었다.


"엘베 공사 중이며 24층까지 올라오시면 1만원 현금 지급해 드립니다. 어려우시면, 출발하실 때 문자 주세요. 1층으로 내려갈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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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내용 때문에 치킨집 사장님은 2번이나 전화를 하셔서 내용을 확인하셨고, 기사님들이 '서로' 배달하겠다 경쟁했다고 한다.


해당 사연을 전한 라이더 B씨는 "내가 가려고 했는데, 퇴근 때 한번 계단 타고 자재 들어온다고 차 빼라고 또 한 번 계단 타고 나도 힘들어서 못 갔다"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금융 보상이 참 좋기는 좋은 것 같다"라고 덧붙였다.


사연을 접한 누리꾼들은 "금융 보상 역시 최고", "1만원이면 배달 두번 정도 한 효과", "운동도 하고 돈도 벌고", "안 되면 내려가겠다 한 점을 볼 때 진정성이 보인다" 등의 반응을 보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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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편 최근 한 온라인 커뮤니티에는 '배달 시 엘리베이터가 고장 났는데 이런 손님 처음 본다'라는 제목의 글이 올라와 시민들의 의견이 엇갈렸다.


사연 속에는 엘리베이터가 고장 났다면 일반적이지 않은 상황이니 계단을 타고 올라가 배달할 수 없다는 라이더와 그런 것 상관없이 배달을 하는 게 맞다고 주장하는 고객의 갈등이 담겨 있었다.


시민들의 의견은 엇갈렸는데, 통일된 하나의 의견은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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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로 자신의 의견이 맞다고 생각하더라도 상대방의 입장을 생각해 주고, 갈등을 격화시키기보다는 조율하고 풀어가려는 태도를 견지한 채 대화하는 게 더 좋지 않겠냐는 것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