Youtube 'Newstapa'
[인사이트] 강지원 기자 = '사회적 참사'로 규정된 가습기 살균제 참사 12주기, 여전히 피해자들은 후유증 속에 살고 있다.
지난달 30일 유튜브 채널 'Newstapa(뉴스타파)'에는 '가습기 살균제 참사 12주기 특집 아이들의 시간'이라는 제목으로 영상이 올라왔다.
영상에는 2011년 처음 알려진 가습기 살균의 피해자들 중 당시 어린이였던 피해자가 현재 성인이 된 후 후유증과 함께 보내는 일상이 담겼다.
특히 가습기 살균 피해로 인해 폐 질환을 앓고 있음에도 현역 판정을 받고 병역의무 대상자가 된 청년들의 이야기가 이목을 집중시켰다.
Youtube 'Newstapa'
2004년생 박동현씨는 가습기 살균제 피해로 인한 폐 손상 1등급 환자다.
러닝 머신을 2분만 뛰어도 목에서 피 냄새가 느껴질 만큼 숨이 가빠지고 쉽게 지친다. 달리고 나면 한참이 지나도 호흡이 진정되지 않을 정도로 폐 기능이 떨어진 상태다.
동현씨는 심각한 폐 부전증과 기흉으로 수 차례 중환자실을 오가며 치료했다.
그럼에도 그가 운동하는 이유는 입영통지서가 날아왔기 때문이다. 올해 그는 신체검사 결과 현역인 3급 판정을 받았다.
기사의 이해를 돕기 위한 자료 사진 / gettyimagesBank
병무청에서는 "폐활량이 좋은데 운동 검사가 이렇게 떨어지는 이유가 없다"며 동현씨의 만성피로증후군을 인정하지 않았다. 동현씨는 "군대 빼려고 조작한 느낌으로 저를 보더라"고 당시 상황을 설명했다.
가습기 살균제 피해 가족들은 피해 청소년 중 병역의무 대상자 600명에 대한 신체판정기준 검토를 병무 당국에 요청했지만 이는 받아들여지지 않았다.
동현씨는 결국 입대를 선택했다. 그러나 아버지는 어릴 때 어렵게 살려 놓은 아이가 혹여 잘못될까 걱정이 앞서는 상황이다.
Youtube 'Newstapa'
동현씨 뿐만이 아니다. 가습기 살균제 피해자인 2002년생 장승원씨 역시 병역 신체 검사에서 현역 판정을 받았다.
승원씨가 간질성 폐 질환과 기흉을 앓고 있다는 사실이 받아들여지지 않았기 때문이다. 이후 승원씨는 두 차례 더 신체검사를 진행했다.
결국 세 번째 신체검사에서 왕복 오래달리기 중 승원씨 폐가 찢어지는 사고가 발생했다. 이 사고로 승원씨는 폐 일부를 들어내는 큰 수술을 받아야 했다.
기사의 이해를 돕기 위한 자료 사진 / gettyimagesBank
수술을 받고서야 5급 전시근로역을 판정이 내려졌다. 이후 승원씨는 두려움 등으로 인해 아예 뛰지 못하고 있는 상태다.
이와 관련해 인하대병원 직업환경의학과 임종한 교수는 "폐에 이상이 있어서 가슴 통증 때문에 뛸 수 없다고 하는 거를 군대에서는 적응 장애 정신과적인 문제가 있는 것이라고 진단서를 붙여온다"면서 "강압적으로 뛰도록 강요하다 보면 사고의 위험이 있다. 그런 아이들이 굉장히 많다"고 설명했다.
피해자들의 사연을 접한 누리꾼들 사이에서는 "당장 국가 차원에서 해결책이 마련되어야 한다"는 목소리가 쏟아져 나오고 있다.
한편 2011년 첫 피해가 알려진 이후 가습기 살균제 피해자는 총 7854명으로 확인됐다. 가해 기업의 책임 문제는 여전히 분쟁 중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