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년 12월 15일(월)

6명에게 새생명 주고 떠난 고대생에게 수여한 '눈물의 졸업장'...아버지가 대신 받았다

인사이트이주용씨 / 한국장기조직기증원


[인사이트] 함철민 기자 = 뇌사 상태에서 6명에게 장기를 기증하고 세상을 떠난 고려대생 고(故) 이주용 씨에게 명예 학사학위가 수여됐다. 


지난 30일 고려대는 고려대 본관 제2회의실에서 이씨의 명예학위 수여식을 열었다. 


고려대 기계공학부 4학년이던 고인은 지난 6월 1학기 기말고사를 마치고 집에서 가족과 식사를 한 뒤 방에 들어가다가 쓰러져 뇌사 상태에 빠졌다. 


인사이트이주용 씨 대신 학사 학위 수여 받는 이씨의 아버지와 동생 / 한국장기조직기증원


아들이 다시 깨어날 수 없다는 의료진의 말을 들은 가족들은 아들이 어디에서라도 살아 숨 쉬길 바라는 마음으로 장기 기증을 결심했다. 


뇌사장기기증으로 심장, 폐장, 간장, 신장(좌우), 췌장, 안구(좌우)를 기증해 총 6명의 생명을 살렸다. 


고인은 성실하고 꿈이 많은 청년이었다. 책 읽기를 매우 좋아했으며 조깅, 자전거 등 꾸준한 운동을 통해 심신을 단련해 왔다. 


인사이트이주용씨 / 한국장기조직기증원


또한 고려대 관악부, 구리시 구립시립청소년 교향악단 등에서 플루트를 연주하며 음악 분야에서도 조예가 깊었다. 


고려대는 이씨의 숭고한 나눔의 정신을 기억하고자 지난달 기계공학부 전체 교수 회의에서 고인에게 명예 학사학위를 주기로 결정했다. 


끊임없는 노력과 열정으로 학업에 매진했던 고인의 숭고한 나눔 정신을 기억하려는 취지에서다. 


인사이트한국장기조직기증원


이날 명예학사 학위 수여식에는 이씨의 가족 및 지인을 비롯해 고려대 김동원 총장, 이원교 교무부총장, 이명진 교무처장, 이해근 공과대학장, 김종옥 공과대 교학부장, 한창수 기계공학부 학부장, 태범석 공과대학 교우회장, 이정림 한국장기조직기증원 기증관리본부장 등이 참석했다. 


김 총장은 "오늘 본교에서 수여하는 명예학사학위가 고 이주용 학생의 영혼을 기리고 기억하는 첫걸음이자 고인의 부모님과 유족들에게 위로가 되길 소망한다"고 했다. 


이어 "고려대는 여섯 명에게 생명을 나눠주었던 그의 꿈과 희망, 사랑, 용기, 헌신의 정신을 나눠 받아 친구와 후배들에게 가르쳐 줄 것이다. 고인의 숭고한 생명 나눔의 정신을 기리며 우리 사회에 널리 확산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해 노력하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