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1] 장도민 기자 = '무쏘, 코란도, 체어맨'의 쌍용자동차를 중심으로 그룹의 전성기를 이끌었던 김석원 전 회장이 26일 향년 78세의 나이로 별세했다.
성곡언론문화재단 관계자는 김 전 회장이 이날 새벽 3시쯤 노환으로 별세했다고 밝혔다.
김 전 회장은 1945년 대구에서 태어났다. 그는 부친인 김성곤 쌍용그룹 창업주로부터 그룹을 물려받아 재계 6위까지 키우는 데 혁혁한 공을 세웠다.
그룹을 물려받은 김 전 회장은 쌍용중공업과 쌍용건설을 만들고 효성증권을 인수했다.
1986년에는 평소 자동차에 관심이 많았던 김 전 회장 주도로 버스 위주의 생산 기업인 동아자동차를 인수했다. 인수 당시 삼성보다 높은 가격을 써낸 것으로도 유명하다.
동아자동차를 인수한 김 전 회장이 승용차 개발로 방향을 틀려 하자 위험하다며 주변의 만류가 이어졌지만, 그는 끝까지 밀어붙였고 승용차 사업이 성공을 거두면서 쌍용그룹의 성장에 큰 힘을 실었다. 이는 승용차와 픽업은 현대와 새한, 트럭은 기아, 버스는 동아 군수차는 아시아자동차라는 당시의 인식을 깨뜨리는 계기가 됐다.
이때 주목할 만한 점은 그의 안목이다. 김 전 회장은 동아자동차가 지프(SUV)를 주력으로 개발하고 생산했던 거화자동차(전 신진자동차)를 인수했다는 점에 초점 맞췄고, 이를 이유로 실제 인수까지 이어졌다.
거화자동차의 노하우와 기술력을 기반으로 탄생한 것이 아직까지도 '쌍용'하면 떠오르는 코란도, 무쏘 등이다. 이 중 무쏘의 경우 벤츠사와의 기술 협업으로 만들어냈지만 기반 쌍용의 기술을 기반으로 만들어진 것은 부인할 수 없는 사실이다.
이어서 '체어맨'까지 성공가도를 달리며 계속 승승장구 할 것만 같았으나, 무리한 자동차 사업 확대로 인해 경영이 위기에 빠졌다.
이 가운데 김 전 회장은 잠시 국회의원(대구 달성군)으로 출마하기도 했다. 김 전 회장이 정계에 진출한 사이 쌍용그룹은 1997년 IMF 시기와 맞물리면서 본격적으로 내리막 길을 걸었다. 1998년에는 결국 채권단에 의해 구조조정에 들어가면서 김 전 회장도 경영권을 잃게 됐다. 그룹 역시 자연스럽게 해체 수순을 밟게 됐다.
경영에서는 물러났지만 김 전 회장은 스포츠와 언론 등 다방면에서 기여했다. 특히 용평 스키장을 리조트로 개발해 동계 스포츠와 레저산업 발전에 기여했다고도 평가 받는다.
아울러 김 전 회장은 국내 최초의 언론문화재단으로 알려진 성곡언론문화재단을 설립했다.
김 전 회장 장례는 가족장으로 치른다. 빈소는 연세대 세브란스 병원 특1호실. 발인은 29일 오전 7시 20분. 장지는 강원도 용평 선영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