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년 12월 15일(월)

여성전용주차장 없애는 서울시, '국가유공자 우선 주차구역' 만든다

인사이트용산구 종합행정타운 (지하 4층) / Facebook '용산구청'


국가유공자 우선 주차구역 마련한다는 서울시...조례 통과 되면 내년 상반기 중순께 설치


[인사이트] 정봉준 기자 = 서울시가 공영주차장 등에 국가유공자를 위한 우선 주차구역을 조성하는 조례를 입법예고한 사실이 알려졌다.


국가유공자 우선 주차구역은 국가에 헌신한 유공자를 예우한다는 취지다. 허나 일각에서는 극심한 서울의 주차난을 심화하는 게 아니냐는 지적도 나온다.


지난 15일 서울시는 이르면 다음 주 중 '국가유공자 등 우선 주차구역 설치 조례안'을 입법 예고하겠다고 밝혔다.


인사이트참전용사 / 뉴스1


조례안이 시의회 문턱을 넘으면 국가유공자 우선 주차구역이 설치될 예정이다. 주차 구역은 주차 대수가 50대 이상인 시 공영·공공부설주차장에 마련된다. 예상 마련 시기는 내년 상반 중순께다.


시 관계자는 "올해 안에 관련 기준이 신설되면 총 700면이 조성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는 시내 전체 공공·공공부설주차장 주차 대수의 1.5% 수준이다. 시는 예산 약 1억 7500만 원을 들여 우선 주차구역을 설치해 운영할 계획이다.


이번 조례 개정은 국가보훈부가 한 요청에 시가 응답하면서 추진됐다. 보훈부는 서울시 등 지방자치단체에 국가유공자 우선 주차구역 설치를 권유했다.


인사이트사진 제공 = 충주시


'서울 주차난이 더욱 심각해진다', '위반 시 제재할 방도가 없다'...주차 구역에 관한 비판


국가유공자 우선 주차구역에 입법 예고는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강원도와 경기 남양주·하남시, 충북 청주시 등에서는 관련 조례를 만들었다. 서울 용산·성북구·중구에는 이미 국가유공자 우선 주차구역이 마련돼 있다.


이 같은 추진안에 관해 일각에서는 비판의 목소리를 내기도 했다. 서울의 주차난이 안 그래도 심각한데, 국가유공자 우선 주차 구역을 지정하면 더욱 비좁아질 것이라는 지적이다.


인사이트용산전자상가 제1공영주차장 / Facebook '용산구청'


더구나 국가유공자 우선 주차구역에 관한 제재 규정도 마련돼 있지 않아 문제다. 


장애인 주차구역 등에는 관련 법을 위반했을 시 제재하는 근거가 마련돼 있지만, 국가유공자 우선 주차구역에 관한 제재 규정은 마련돼 있지 않다.


이 말인즉 유공자가 아닌 다른 사람이 우선 주차구역에 주차하면, 이동하라는 권유밖에 하지 못한다는 얘기다.


인사이트사라진 여성우선주차구역 / 뉴스1


한편 서울시는 공공시설이나, 대형시설 주차장에 있는 '여성우선주차구역'을 없앤다고 알린 바 있다.


지난 2월 14일 서울시는 여성우선주차장을 '가족배려주차장'으로 확대 전환하는 내용을 담은 '서울특별시 주차장 설치 및 관리 조례 일부개정조례안'을 시의회에 제출했다.


시는 조례안을 제출한 다음 달(3월)부터 공영주차장을 중심으로 여성우선주차장을 가족배려주차장으로 전환하겠다고 알렸다. 현재 서울 시내 공영주차장에 있는 여성우선주차장은 69개소, 1988면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