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년 12월 15일(월)

"왜 전화 안 받아" 사망 사실 확인해야겠다며 의정부 초임교사 장례식까지 찾아간 학부모

인사이트MBC '뉴스데스크'


[인사이트] 김다솜 기자 = 의정부 호원초등학교 초임 교사였던 故(고) 이영승 교사는 목숨을 끊기 전날까지 학부모 항의, 민원에 시달렸다.


그런데 이영승 교사를 힘들게 했던 학부모는 한두 명이 아니었다.


심지어 죽음을 확인해야겠다면서 장례식장까지 찾아온 학부모까지 있었다고 한다.


인사이트MBC '뉴스데스크'


13일 MBC '뉴스데스크'는 이영승 교사가 겪은 학부모의 항의와 민원에 대해 집중 보도했다.


보도에 따르면 이영승 교사는 부임 첫해인 2016년, 담임을 맡은 6학년 2반 학생이 페트병을 자르다 손을 다쳐 학교안전공제회 보상금 2백만 원을 지급했다.


수업 도중 발생한 사고였기 때문이다. 하지만 학부모는 돈을 더 요구했고, 학교 측은 휴직하고 군 복무를 하던 이 교사에게 직접 해결하라고 떠넘겼다.


인사이트MBC '뉴스데스크'


그런데 여기서 끝이 아니었다. 3년이 지난 2019년 12월 31일, 해당 학생이 고등학교 입학을 앞두고 있었던 때 학부모는 2차 수술 예정이라며 이 교사에게 다시 연락했다.


성형수술비 명목으로 돈을 달라는 요구는 이후로도 계속된 걸로 보인다.


2021년 12월 8일, 5학년 4반 장기 결석 학생의 어머니에게 부재중 전화 2통이 걸려 왔다. '오늘 감기로 조퇴한다'는 문자메시지도 도착했다.


인사이트MBC '뉴스데스크'


이는 이영승 교사가 숨진 직후였다. 학부모는 다음날까지 교사로부터 답이 오지 않자 곧장 교무실로 찾아갔다.


동료교사가 학부모에게 '갑작스럽게 작고하셨다'고 알렸더니 학부모는 "거짓말하지 말라"면서 직접 사망을 확인하러 장례식장까지 찾아갔다고 한다. 하지만 조문은 하지 않았다.


목숨을 끊기 전날까지도 이 교사는 따돌림을 당하는 학생 부모의 민원에 시달렸다.


학부모들의 민원을 혼자 감당해야 했던 이영승 교사는 그렇게 서른 살 생을 마감했다.


※ 우울감 등 말하기 어려운 고민이 있거나 주변에 이런 어려움을 겪는 가족·지인이 있을 경우 자살예방 상담전화 ☎1393, 정신건강 상담전화 ☎1577-0199, 희망의 전화 ☎129, 생명의 전화 ☎1588-9191, 청소년 전화 ☎1388, 청소년 모바일 상담 '다 들어줄 개' 어플, 카카오톡 등에서 24시간 전문가의 상담을 받을 수 있습니다.


YouTube 'MBCNEW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