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년 12월 16일(화)

"점프하고 급소 집중 공격"...신림역 흉기난동 조선, 1인칭 슈팅 게임하듯 범행

인사이트조선 / 뉴스1


[인사이트] 강유정 기자 = 신림동에서 무차별적으로 흉기를 휘둘러 남성 1명을 살해하고 3명을 다치게 한 33세 조선이 구속 상태로 재판에 넘겨졌다.


11일 서울중앙지검 전담수사팀(팀장 김수민 형사3부 부장검사)은 이날 살인·살인미수·절도·사기·모욕 등의 혐의로 조선을 구속 기소했다.


앞서 조선은 지난달 21일 오후 2시 7분께 지하철 2호선 신림역 4번 출구에서 80여m 떨어진 상가 골목 초입에서 남성 A(22)씨를 흉기로 약 18회 찔러 살해한 후 골목 안쪽에서 30대 남성 3명에게 잇따라 흉기를 휘둘렀으나 미수에 그친 혐의를 받는다.


인사이트기사의 이해를 돕기 위한 자료 사진 / gettyimagesBank


검찰은 "피고인이 현실과 괴리된 게임중독 상태에서 '불만과 좌절' 감정이 쌓여 저지른 '이상동기 범죄'에 해당한다"라고 규정했다.


이어 "범행 도구를 미리 준비하고 증거를 인멸하는 등 계획적으로 실행한 범행으로서, '젊은 남성'을 의도적 공격 대상으로 삼아 마치 컴퓨터 게임하듯 공격한 사건"이라고 설명했다.


검찰에 따르면 조선은 최근 8개월간 대부분의 시간을 게임을 하거나 게임 관련 동영상 채널을 시청한 것으로 확인됐다.


특히 조선은 '1인칭 슈팅 게임' 영상을 장시간 시청했으며, 범행 당일 아침에도 휴대전화로 게임 영상을 시청한 것으로 조사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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검찰은 조선이 범행 당시 가볍게 뛰거나 피해자의 뒤나 옆에서 공격을 가한 점, 범행 시도 후 신속히 재정비해 새로운 타깃을 물색한 점 등이 1인칭 슈팅 게임 캐릭터와 유사점이 있다고 봤다.


김수민 부장검사는 "게임 중독이 바로 범행 동기라는 것은 아니다"라면서도 "범행 직전 조선이 게임 중독 상태였고, 조선의 좌절과 관련된 부분이 외부 자극에 의해 순간적으로 표출됐다는 게 심리분석 전문가들의 의견"이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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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선은 심리분석 결과 가족관계 붕괴, 대학과 회사 등 사회생활 부적응, 실연, 경제적 곤궁 등이 겹쳐 실패감, 열등감으로 '현실 불만과 좌절' 상태에 이른 것으로 나타났다.


검찰은 특히 조선이 또래 남성들에 대한 열등감이 컸으며 이러한 부분이 적개심과 분노로 분출된 것이라고 설명했다.


또한 검찰은 조선이 범행 3일 전인 지난달 17일 온라인 커뮤니티 등에 악성 댓글을 달아 모욕죄로 고소돼 경찰로부터 출석 요구를 받았으며, 이 일이 '분노를 타인과 사회에 전가하고 폭력적인 공상이 활성화돼 불특정 다수를 향한 급작스러운 분노 폭발 행위'의 방아쇠가 된 것으로 분석했다.


인사이트조선 / 사진 제공=서울경찰청


실제로 조선은 "모욕죄로 경찰 수사를 받게 되면 몰래 촬영한 사진 등 불법적인 영상으로 처벌받을 것이 걱정됐다"라고 진술했고, 범행 당일에도 '모욕죄 성립요건', '야동 스트리밍 처벌' 등을 검색한 것으로 확인됐다.


조선은 체포될 경우 휴대전화와 컴퓨터에 저장해 둔 불법 정보가 발각될 것을 우려해 범행 전날 휴대전화를 초기화했으며 범행 당일 망치로 컴퓨터를 파손했다.


검찰은 범행 동기의 명확한 규명을 위해 지난 7일 조선의 구속기간을 오는 16일까지로 연장했다.


검찰 관계자는 "전담수사팀이 공판을 전담해 피고인에게 죄에 상응하는 중형이 선고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