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년 12월 15일(월)

"남에게 베풀며 살라 가르친 저희 엄마가 5명에게 새 생명을 주고 세상을 떠났습니다"

인사이트장기 기증자 권은영씨 / 한국장기조직기증원


[인사이트] 강지원 기자 = 생전 아이들에게 베푸는 것에 대해 강조하며 가족들과 함께 봉사와 기부를 해온 50대 여성이 마지막까지도 환자들에게 새 생명을 주고 생을 마감했다. 


권은영(51) 씨는 지난 6일 고려대학교 안산병원에서 장기와 인체조직을 기증한 후 51세의 나이로 생을 마감했다.


26일 한국장기조직기증원은 권 씨가 지난 1일 운동을 하던 중 갑작스레 쓰러져 병원에서 치료를 받았으나 의식을 회복하지 못하고 뇌사 상태에 이르렀다고 설명했다.


인사이트기사의 이해를 돕기 위한 자료 사진 / gettyimagesBank


한국장기조직기증원은 권 씨의 심장, 폐, 간, 좌우 신장이 5명의 생명을 살렸고 인체조직은 100여명의 환자에게 희망을 줬다고 전했다.


그는 2년 전 장기기증을 희망하면서 가족들에게 "죽으면 가지고 가는 것이 무슨 의미가 있느냐. 모든 것을 다 베풀고 가고 싶다"고 말한 것으로 알려져 안타까움을 더했다.


기증원에 따르면 전북 전주에서 2남 2녀의 막내로 태어난 권 씨는 밝고 성실하며 창의적인 성격이었다.


인사이트장기기증자 권은영씨 / 한국장기조직기증원


대학 시절 총학생회장과 기자로 활동하며 졸업 후에는 대기업 인사팀에서 근무했다. 


이후 일본 연수 중 만난 남편과 결혼해 1남 1녀를 둔 엄마였다.


그는 나누는 삶을 실천하기 위해 아프리카 아동 후원 연탄 나르기, 장애인 센터에서 책 읽어주기 등 기부와 봉사활동을 끊임없이 해왔다.


인사이트기사의 이해를 돕기 위한 자료 사진 / gettyimagesBank


심지어 딸의 이름도 '베푸는 아름다움'이라는 뜻을 담아 '시아'라고 지은 것으로 전해졌다.


딸 김시아씨는 "엄마가 나와 동현이에게 가르쳤던 '남들에게 베풀고 당당하게 살아가라'는 마음 잘 간직할게"라며 "우리 걱정 너무 하지 말고, 하늘나라에서도 멋진 삶 잘 살았으면 좋겠어"라고 마지막 인사를 건넸다.


문인성 기증원장은 "나에게 풍족한 것을 나누는 것도 힘들지만, 나에게 소중한 것을 나누는 것은 정말 대단한 일"이라며 "삶의 마지막 순간까지 희망을 나누고 가신 것에 감사드린다"고 감사의 말은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