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년 12월 15일(월)

"업무 폭탄·학생 난리, 다 놓고싶다"...극단적 선택한 '서이초 교사'가 2주 전 쓴 일기

인사이트서울교사노동조합


[인사이트] 김한솔 기자 = 서울 서초구 서이초등학교에서 극단 선택을 한 교사가 숨지기 전 심경을 적은 일기장이 공개됐다.


지난 24일 서울교사노동조합(노조)은 교사 A(24) 씨가 사망하기 2주 전인 3일 작성된 일기 일부분을 공개했다.


A씨는 "금-주말을 지나면서 무기력 쳐짐은 있었지만 그래도 힘들다고 느껴질 정도까지는 아니었다"며 "하지만 월요일 출근 후 업무 폭탄과 OO(학생 이름) 난리가 겹치면서 그냥 모든 게 다 버거워지고 놓고 싶다는 생각이 마구 들었다"고 적었다.


마지막 줄에는 "숨이 막히고 밥을 먹는데 손이 떨리고 눈물이 흐를 뻔했다"고도 적어 그동안 힘들었던 심경이 엿보인다.


인사이트뉴스1


노조는 유족의 동의를 받아 A씨의 일기장 내용 중 일부를 공개한다며 일기를 통해 A씨가 상당한 양의 학교 업무와 학생 문제로 어려움을 겪었던 점이 확인된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이는 서울교사노조에서 제보를 통해 큰 소리를 지르는 등의 행동을 한 학생으로 인해 고인이 힘들어했다는 정황을 보도한 것과도 일맥상통한다"고도 밝혔다.


노조는 "다시 한번 진상규명을 촉구하며 전국 교사들 목소리에 교육 당국이 응답하기를 바란다"며 "특히 현장교사 간담회 등을 통해 수렴한 의견에 따라 무고성 아동학대 신고로부터 교사를 보호하고, 무분별한 민원으로부터 교사를 보호할 대책을 신속 강구해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인사이트기사의 이해를 돕기 위한 자료 사진 / gettyimagesBank


한편 서울 서초경찰서는 이른바 '연필 사건'과 관련해 갑질 의혹이 불거진 학부모를 소환해 조사했다.


'연필 사건'이란 지난 7월 초 A씨 학급에서 한 학생이 다른 학생의 이마를 연필로 긁어 상처가 나며 시작됐다.


피해 학생 부모는 A씨에게 '교사 자격이 없다', '아이들 관리를 어떻게 하느냐'라며 강하게 항의했다고 알려졌다.


노조는 지난 19일 성명서를 통해 고인이 이 '연필 사건' 이후 학부모 민원에 시달려 왔다고 주장한 바 있다.


인사이트사실 확인 촉구하는 故 서이초 교사 유가족 / 뉴스1


한편 경찰은 지난 주말 A씨와 친했던 동료 교사들도 참고인 자격으로 불러 조사를 실시했다.

그 밖의 동료 교사 60여명에 대한 전수조사도 응하는 인원에 한해 순차적으로 이루어진다.


또 경찰은 유족에게 A씨의 휴대전화와 아이패드를 제출받아 포렌식도 진행할 방침이다.


※ 우울감 등 말하기 어려운 고민이 있거나 주변에 이런 어려움을 겪는 가족ㆍ지인이 있을 경우 자살 예방 상담 전화 ☎1393, 정신건강 상담 전화 ☎1577-0199, 희망의 전화 ☎129, 생명의 전화 ☎1588-9191, 청소년 전화 ☎1388 등에서 24시간 전문가의 상담을 받을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