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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힘들어 멕시코 갔다가 2400만 인플루언서 된 딸 아직도 "뭐로 먹고 살래" 걱정하는 엄마

치열한 사회를 뒤로하고 멕시코에 갔다가 2400만 인플루언서가 된 한국인 여성의 사연이 화제다.

인사이트Instagram 'chinguamiga'


[인사이트] 강유정 기자 = 팔로워 2,400만 명을 보유한 인플루언서이지만 여전히 한국에 있는 엄마에게는 실패자라는 한 여성.


하지만 그녀는 중남미 수백만 명의 팔로워들에게는 친근한 친구이자 한국의 모든 것을 알려주는 선생님이다.


그 주인공은 바로 멕시코에 거주하는 김수진(32) 씨다.


지난 21일(현지 시간) 미국 뉴욕타임스(NYT)는 평범한 한국인 직장인이었던 김수진 씨가 틱톡 스타가 된 성장 스토리를 소개했다.


인사이트TikTok 'chinguamiga'


김씨는 현재 한국어 단어 '친구와 스페인어 '아미가(Amiga; 친구의 여성형)'를 합친 '친구미가(Chinguamiga)'라는 이름으로 유튜브와 틱톡에서 활발히 활동하고 있다.


현재 그녀의 틱톡 팔로워는 2,400만 명, 유튜브 구독자는 970만 명을 넘어섰다.


최근에는 유명인들을 대상으로 한 현지 요리 경연 TV 프로그램 참가가 확정됐을 정도로 멕시코에서는 유명 스타가 됐다.


하지만 그녀는 불과 몇 년 전까지만 해도 한국에서 치열한 삶을 살던 평범한 직장인이었다.


그녀는 한국의 과열 경쟁 사회에서 고군분투하며 고단한 삶을 살았다.


인사이트YouTube 'Chingu amiga'


서울에서 자라 한국에서 대학을 졸업한 김씨가 멕시코에 살게 된 계기는 바로 여행 때문이었다.


2018년 캐나다 워킹홀리데이를 마치고 남미를 여행한 그녀는 집에 돌아온 후 힘든 한국 삶을 정리하고 싶다고 생각했다.


한국에서 대학을 마친 후부터 극심한 스트레스를 받았다는 그녀는 "나는 죽고 싶었고 쉬고 싶었다"라고 당시를 회상했다.


김씨는 멕시코에 진출한 한국 대기업에 취직해 멕시코에 정착했다. 그런데 얼마 후 코로나19 팬데믹이 세상을 집어삼켰다.


김씨는 이때부터 유튜브에 한국어 강의를 올리기 시작했다.


'한국어로 쉬운 단어 - 3분!'이라는 간단한 콘텐츠였는데 처음에는 조회 수가 오르지 않았다.



이후 그녀는 틱톡에서 한국 문화를 설명하는 짧은 클립 영상을 올리기 시작했다.


첫날 조회 수는 5,000회를 기록했고 얼마 지나지 않아 틱톡 팔로워 수가 폭발했다.


한국 문화에 대한 멕시코인들이 관심이 높아지면서 그녀가 주목받은 것이다.


틱톡에서 한국 대중문화 선생님으로 자리매김한 김씨는 한국의 인기 드라마, K팝, 한국 패션, 전통 및 사회적 규범 등 다양한 한국 문화에 대한 영상을 올리고 있다.


유명세를 탄 그녀는 현재 한국 뷰티 제품을 판매하는 온라인 쇼핑몰을 운영하고 있으며 HBO에서 방영 예정인 요리 경연 프로그램 '베이크 오프 셀러브리티(Bake Off Celebrity)' 두 번째 시즌에 출연 예정이다.


얼마 전 김씨가는 줌(Zoom)에서 90분 수업 당 35~45달러(한화 약 4만 5,000~5만 8,000원)의 수강료를 받는 한국어 수업을 4주 동안 매주 1회씩 진행하기도 했다.


수업에는 어린 소녀들뿐만 아니라 엄마, 사업가 등 다양한 연령대의 학생 76명이 참여했다.



김씨는 멕시코에서 더 즐거운 삶을 찾고 있다.


그녀는 "라틴 문화가 어떤지, 라틴 사람들이 어떻게 행복하게 살고 있는지 봤다. 라틴 아메리카는 나에게 너무 소중하기 때문에 단 한 순간도 낭비하고 싶지 않다"라고 말했다.


많은 기준에서 김씨는 성공했다 하지만 그녀는 30세가 넘었는데도 미혼이며 한국 대기업에 일하지 않아 한국 부모 세대의 기준으로는 성공적인 삶이 아닐 것이라고 했다.


최근 그녀는 한국의 집에 방문해 부모님을 만났다.


그녀는 "성공에 대한 엄마의 생각은 변하지 않을 것 같다. 엄마는 내가 성공하지 못했다고 생각한다"라면서 "엄마는 여전히 기뻐하기보다는 나를 걱정하신다"라고 전했다.


그래도 부모님은 멕시코에 방문하기로 약속했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