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이초교 앞 상황 / 뉴스1
[인사이트] 전준강 기자 = "다른 무엇보다 장소가 가장 마음 아프다"
방송인 허지웅이 서울 서초구 '서이초등학교' 1학년 담임 교사의 극단적 선택 사망 사건에 대해 애도의 뜻을 전하며 교육 현장에서 원칙·절차 그리고 규제가 부재했던 점을 지적했다.
20일 허지웅은 진행을 맡고 있는 SBS 라디오 '허지웅쇼' 오프닝 멘트를 통해 서이초 교사 극단적 사망 사건에 대한 견해를 밝혔다.
허지웅은 "어느 젊은 교사의 삶이 자신이 가르치던 교실에서 영원히 멈추어섰다, 다른 무엇보다 장소가 가장 마음 아프다, 그곳이 아니면 개인적인 사유로 취급되거나 묻힐 거라 여긴 거다"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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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어 "솔직해질 필요가 있다, 지난 시간 그 수많은 징후들을 목격하는 동안 우리가 정말 이런 일이 벌어질지 몰랐다고 말할 수 있을까"라며 "교권 추락이라는 말이 나온다. 학생들의 인권이 올라간 탓에 교사들의 인권이 떨어졌다는 의미일 것이다. 틀린 말이다"라고 했다.
그러면서 "교권이라는 말 자체에 문제가 있다, 누군가의 인권을 되찾는 일이 다른 누군가의 인권을 위협했다면 그건 애초 인권의 문제가 아니었던 것"이라며 "인권은 나눌 수 없다. 인권은 권력 투쟁이 아니다. 그런 잘못된 말의 쓰임과 인플레가 문제를 더욱 해결하기 어렵게 만든다"라고 덧붙였다.
일부 학생과 부모가 인간으로서의 의무를 방종하고 아무 견제조차 할 수 없는 구조를 만들어놓고 그걸 '인권의 회복'이라고 자랑한 정치인이 있다면, 그는 인권에 대해 아무런 생각도 감각도 관심도 없는 사람이라고 비판했다.
허지웅은 비단 이러한 문제가 교실뿐 아니라 거의 모든 분야에서 나타나고 있다는 점을 지적했다. 과거 교육현장에서 학생들이 당했던 폭력과 부조리를 정상으로 애써 돌려놓았다면, 악습으로 위태롭게 눌러왔던 것들을 원칙과 절차로 규제할 수 있는 환경도 조성해야 했다고 지적했다.
그는 "그와 같은 룰은 끝내 만들어지지 않았다, 그런 이야기를 꺼내면 우리 정서에 맞지 않는다는 말만 되풀이됐다, 우리 정서가 원칙보다 죽음에 더 가깝나"라며 "서로 책임을 돌리는 정치권과 진영의 공방이 이어질 거다. 저는 남탓을 하기보다 문제를 해결할 의지와 결과물을 가지고 나올 쪽에 서겠다. 고인의 명복을 빈다"라며 글을 마쳤다.
블라인드
한편 지난 18일 오전 서울 서초구 서이초등학교 교내에서 이 학교 1학년 한 반의 담임을 맡은 A교사 사망한 채 발견됐다.
경찰은 A씨가 극단적인 선택을 한 것으로 보고 수사 중이다. 서울교사노동조합은 A씨가 학교폭력 업무를 담당하던 중 학부모의 민원에 시달렸다고 주장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