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년 12월 14일(일)

"더워 죽겠는데 춥다고 에어컨 꺼달라는 사람들 때문에 지하철서 땀 뻘뻘 흘렸습니다"

인사이트기사의 이해를 돕기 위한 자료 사진 / 사진=인사이트


[인사이트] 김다솜 기자 = 30대 직장인 A씨는 며칠 전 지하철을 탔다가 땀으로 목욕했다.


"추운데 에어컨 좀 꺼주세요"라는 민원 때문에 에어컨 가동이 멈추면서다.


A씨는 "오래 지하철을 타야 해서 추울 거 같으면 제발 겉옷을 챙겨 다녀라. 여름에 더워하는 사람이 많은 게 정상 아니냐"고 불만을 토로했다.


이 같은 사연은 온라인 커뮤니티나 SNS 등에서 어렵지 않게 접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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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마다 체감하는 온도가 달라 같은 열차 안에서도 '덥다'는 민원과 '춥다'는 민원이 동시에 들어오는 경우도 많다고 한다.


실제로 코로나19 이후 일상 회복과 함께 서울 지하철 이용객이 늘면서 봄여름 냉난방 불편 민원도 60% 가까이 급증했다.


지난 6일 서울교통공사에 따르면 올해 1~5월 고객센터로 접수된 민원 중 냉난방 관련은 총 25만 4,965건으로 전년 같은 기간 15만 9,457건 대비 59.9% 늘었다.


냉난방 관련 민원은 기온이 오른 4월 이후 많이 접수됐는데, 해당 기간 '덥다'는 민원은 13만 9,947건에서 22만 4,231건으로 60.2%, '춥다'는 민원은 1만 6,608건에서 2만 7,429건으로 65.2% 각각 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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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교통공사는 "서울 지하철은 여름철 24∼26도, 겨울철 18∼20도로 정해진 지하철 실내 온도 기준을 따른다"며 "덥다는 민원이 늘 때는 송풍기 탄력 가동, 혼잡구간 전 냉방 등 쾌적한 지하철 이용을 위한 노력을 다하고 있다"고 밝혔다.


또 "일부 승객들이 비상통화장치를 통해 온도조절을 요구하는데 이런 경우 승무원이 현장을 확인해야 해 운행이 상당 시간 지연될 수 있다"며 "비상통화장치는 응급환자 발생 등 비상 상황 시 사용되므로 냉난방 민원은 고객센터나 '또타지하철' 앱으로 해달라"고 당부했다.


공사에 따르면 1·3·4호선은 4번째·7번째 칸, 5·6·7호선은 4번째·5번째 칸, 8호선은 3번째·4번째 칸이 약냉방 칸이다. 2호선은 혼잡도가 높아 약냉방 칸을 운영하지 않는다.


인사이트서울교통공사


주로 객실 양쪽 끝이 온도가 낮으므로 더위를 잘 타는 승객은 객실 양쪽 끝으로, 추위를 잘 타는 승객은 객실 중앙(약냉방석)이나 약냉방 칸으로 이동하는 게 좋겠다.


한편 서울교통공사는 '1∼8호선 노후 전동차 교체 계획'을 수립, 2014년부터 냉방기를 포함해 다양한 설비가 개량된 새 전동차를 2·3호선에 도입 완료했다.


올해는 4·5·7호선에 새 객차를 도입 중이며 추후 다른 노선 전동차도 차례로 바꿀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