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10 10℃ 서울
  • 10 10℃ 인천
  • 10 10℃ 춘천
  • 10 10℃ 강릉
  • 10 10℃ 수원
  • 8 8℃ 청주
  • 8 8℃ 대전
  • 9 9℃ 전주
  • 9 9℃ 광주
  • 8 8℃ 대구
  • 12 12℃ 부산
  • 14 14℃ 제주

마트서 주운 신용카드로 '분유' 결제한 예쁜 미혼모 엄마의 3년 뒤 근황

미혼모 여성을 경찰서에서 만나게 된 카드 주인이 그녀와의 인연을 공개했다.

인사이트기사의 이해를 돕기 위한 자료 사진 / 영화 '아이'


[인사이트] 김소영 기자 = 마트에서 남의 카드를 주워 분유를 샀다가 경찰에 자수를 한 미혼모 여성. 그녀를 만난 카드 주인인 남성은 이런 결정을 내렸다. 


최근 각종 온라인 커뮤니티에서는 '모르는 여자가 내 카드 주워 긁은 후기'란 제목의 사연이 올라와 많은 이들의 마음을 훈훈하게 만들고 있다.


남성 A씨는 "과거 어머니가 마트에서 카드를 잃어버렸다가 경찰에게 연락을 받았다"며 서두를 시작했다.


그는 "(엄마가 마트에 간 뒤) 처음 카드 결제 문자가 왔고, 두 시간쯤 후 5만원대 결제 문자가 또 왔더라. 엄마가 장 보며 빠진 물건을 추가로 사셨구나 생각하고 말았는데 다음날 경찰에서 연락이 왔다"고 말했다.


경찰에 따르면 5만원대를 결제한 사람은 어머니가 아닌 카드를 주운 미혼모 여성이었다. 여성 B씨는 주운 카드로 분유를 산 후 죄책감을 느껴 경찰에 자수를 했다고 했다. 


인사이트기사의 이해를 돕기 위한 자료 사진 / 영화 '아이'


경찰서에 간 A씨는 20대 초반으로 보이는 예쁘고 어린 여성 B씨가 카드를 주워 무단 결제한 자수범임을 알고 깜짝 놀랐다.


B씨는 한눈에 봐도 형편이 좋아 보이는 모습이 아니었지만, 자신의 잘못을 인정하고 돈을 변상하겠다고 용서를 빌었다.


그러면서 자신이 범죄를 저지른 이유를 설명하기 시작했다. B씨는 "돈은 없고 젖은 안나오는데 아기는 배고파 울었다. 분유라도 사야 하는데 돈이 없었다. 마트 안을 돌아다니다가 떨어져 있는 카드를 보고, 쓰면 안 되는 줄 알지만 급한 마음에 분유 두 통을 샀다"라고 고백했다.


그러면서 "죄송하다. 꼭 갚을테니 용서해 달라"며 눈물을 쏟았다. 사연을 들은 A씨는 변상하지 않아도 된다며 일어섰지만, B씨는 끝까지 갚겠다며 연락처를 받아 갔다.


이후 형사를 통해 들은 사연은 더욱 안쓰러웠다. B씨는 미혼모에 혼자 아이를 낳아 키우는 처지였던 것이다.


인사이트기사의 이해를 돕기 위한 자료 사진 / gettyimagesBank


이후에 A씨는 어머니에게 사정을 말했다. 어머니는 그길로 B씨를 다시 부르라고 했고, 다음날 만남을 가졌다.


이 자리에서 A씨의 어머니는 B씨의 손을 잡으며 "고생 많았다"고 위로하며 "차에 타렴. 아이 키우려면 필요한 게 많다"라고 말한 뒤 함께 마트로 향했다. 미안한 마음에 거절하는 그녀에게 어머니는 "아이만 생각해. 지금 미안하고 죄송한 건 나중에 아이 다 크고 나서 생각하고, 지금은 아이만 생각하렴. 어리고 예쁜 애 혼자 얼마나 고생했을까"라고 말하며 그녀를 다독였다.


B씨는 알고보니 22살의 고아였고, 홀로 자립해 대학교까지 입학했으나 처음 사귄 남자친구와의 사이에서 아이가 생긴 것이었다.


그녀는 아이 아빠가 임신 소식을 듣고 연락이 두절됐다며 "생명이라 지울 수 없고, 아이를 낳고 저처럼 고아로 만들 수도 절대 없었다. 혼자 키우려 했는데 갓난 아기가 있다보니 일하러 나갈 수도 없고, 그러다 보니 돈도 떨어져갔다"라고 털어놨다.


너무 어렸기에 정부나 지자체의 도움을 받는 방법도 잘 모르던 상황었다는 그녀의 사연에 A씨는 자신의 식당에 그녀를 고용했고, 가족처럼 지내며 육아도 도와주게 된다.


3년 간 근무하며 함께 아이를 위해 응급실도 가주고 돌잔치도 해준 A씨는 상냥하고 선한 B씨에게 매료됐다.


A씨는 "그녀는 지금 내 아내가 됐다. 지금까지 살면서 이렇게 예쁘고 착한 사람은 만난 적이 없다"며 "어머니도 흔쾌히 허락하고 너무 기뻐하셨다. 지금 난 세 아이의 아빠다"라고 훈훈한 후기를 전했다.

 

인사이트기사의 이해를 돕기 위한 자료 사진 / gettyimagesBank


사연을 접한 누리꾼들은 "주작이라도 이런 훈훈함은 찬성이요", "세 사람 다 선함이 묻어나온다", "착한 사람들끼리 만났네요 축복합니다", "보는 내내 엄마 미소가 지어졌다" 등의 반응을 이어갔다. 


한편 여성가족부가 제공하는 한부모가족, 미혼한부모지원 자료에 따르면 자녀를 양육하고 있는 기준중위소득 72% 이하 청소년한부모(모 또는 부가 만 24세 이하 청소년) 가구, 혼인기록이 없고 사실혼 관계가 아니면서 한부모가족복지시설에 입소하지 않은 미혼모·부는 임신·출산 의료비, 건강관리, 양육(돌봄) 서비스 지원, 주거 지원, 취업 지원, 양육비 이행 지원 등의 정부 서비스를 연계받을 수 있다.


뿐만 아니라 상담, 전문심리치료, 멘토링, 양육용품·병원비(연 100만원 이내)지원, 자조모임 지원 등도 받을 수 있으니 참고하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