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찬호씨 / 사진=한국장기조직기증원

[인사이트] 김다솜 기자 = 5년 전 여름휴가 당시 다이빙을 하다 사고가 나 죽을 고비를 넘긴 후 기증의 중요성을 깨닫고 기증 희망 등록을 신청했던 40대 남성이 장기기증으로 5명의 생명을 살리고 하늘의 별이 됐다.

30일 한국장기조직기증원에 따르면 이찬호(45)씨는 지난 11일 명지병원에서 뇌사 장기기증으로 심장, 폐장, 간장, 좌우 신장을 기증해 5명을 살렸다.

개인 사업을 하던 이씨는 지난 7일 사업장에서 잠을 자던 중 화재 사고를 당했다.

사진=한국장기조직기증원

이씨는 주변 이웃의 신고로 소방관에 구조돼 병원으로 이송됐지만, 뇌사 상태에 빠졌다.

그는 평소 밝은 성격으로 주위 친구들에게 인기가 많았다고 한다. 같이 일하는 직원들과 함께 운동하는 것을 좋아하고, 주변에 어려운 사람을 보면 먼저 나서서 도왔다고 한다.

가족들에 따르면 이씨는 지난 2018년 여름휴가 때 다이빙하다 사고가 나서 목뼈 2개가 부서져 죽을 고비를 넘겼다.

사진=한국장기조직기증원

당시 그는 중환자실 병동에서 이식을 기다리다가 세상을 떠나는 환자를 옆에서 지켜보며 '다시 건강해지면 내 삶의 끝에는 누군가를 살릴 수 있는 기증을 해야겠다'고 생각해 장기기증 희망 등록을 신청했고, 가족들에게도 그 뜻을 알렸다.

이씨의 누나는 "찬호야, 하늘나라에서는 네가 하고 싶었던 것들을 하며 행복하게 살아가 줘. 누나 동생으로 태어나줘서 고마웠고 행복했어. 누나는 이게 끝이라고 생각하지 않는다. 너와 함께했던 모든 순간의 추억과 기억이 우리 가족에게 남아있는 동안은 넌 영원히 가족과 함께 살아갈 거야. 사랑한다. 내 동생 아주 많이..."라는 마지막 인사를 건넸다.

문인성 한국장기조직기증원장은 "삶의 마지막 순간에 이찬호님이 쏘아 올린 생명의 불씨는 5명의 생명을 살렸을 뿐만 아니라 가족과 주변 사람들에게도 큰 영향을 미쳤다. 선한 마음이 주변 이들에게 전해져 선순환되면 좋겠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