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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신한 미혼모인데, 너무 배고파요"...배달 요청사항 본 식당 사장님의 결단

임신 중인 미혼모 여성의 외상 배달 요청을 본 사장은 이렇게 행동했다.

최재원 기자
입력 2023.05.02 12:41

인사이트기사의 이해를 돕기 위한 자료 사진 / gettyimagesBank


[인사이트] 최재원 기자 = 임신 중인 미혼모가 배달 앱으로 음식을 주문하며 "음식값을 다음 주말에 치르겠다"라는 글을 남겼다.


주문을 확인한 직원은 사장에게 "어떻게 처리할까요?"라고 물었고, 고민 끝에 사장은 여성에게 음식을 배달했다.


지난달 30일 자영업자 커뮤니티 '아프니까 사장이다'에는 '사실이라면 정말 마음 아픈 일인데'라는 제목의 게시물이 올라왔다.


A씨가 공유한 배달 요구사항이 포함된 주문서에는 "사장님 안녕하세요. 제가 미혼모고 임신 중인데 너무 배가 고프다"란 글이 남겨져 있었다.


여성은 음식을 주문하며 "당장은 돈이 없어서 염치없지만 부탁드려본다. 만약 주문이 된다면 돈은 다음 주말 보내기 전에 이체해 드리겠다. 제발 부탁 좀 드린다"라며 호소했다.


인사이트Naver cafe '아프니까 사장이다' 캡처


주문서를 확인한 A씨는 고민에 빠졌다. 그는 "여태 이런 종류의 주문을 무수히 봐왔고 응해온 적이 없지만 '미혼모'에 '임신 중' 등의 단어를 보면서 거짓말은 아닐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라고 했다.


사장은 고객들의 연락처를 볼 수 있는 별도의 앱을 통해 여성의 이번 주문이 13번째임을 확인했다.


A씨는 여성에게 전화를 걸었다. 전화를 받은 여성은 "원래 먹던 곳이라 부탁을 드려봤다. 민폐 끼쳐 너무 죄송하다"며 울음을 터뜨렸다. 목소리로 보아 여성은 20대 초반인 것 같았다. 


사장은 과거 주문 내역을 살펴봤는데, 여성은 평소에도 최소 주문 금액만큼만 배달을 시켜먹고 있었다. 


인사이트기사의 이해를 돕기 위한 자료 사진 / gettyimagesBank


고민 끝에 A씨는 그녀의 요청에게 외상으로 음식을 배달했다. 


그는 "원래 안 해주던 걸 해줬으니 돈은 안 받아도 상관없다는 생각으로 보냈는데 (손님의 말이) 사실이라면 정말 마음이 아프다"고 했다.


이어 "본인 말대로 정해진 기한 내 이체를 해 오거나 저 말이 진실이라면 출산하고 어느 정도 몸조리 끝날 때까진 도움을 주고 싶다"라면서 "어떻게 하면 자존심 상하지 않고 기분 나쁘지 않게 확인을 해볼 수 있을까"라며 조언을 구했다.


인사이트기사의 이해를 돕기 위한 자료 사진 / gettyimagesBank


사연을 접한 누리꾼들은 A씨의 이 같은 결정에 엄지를 치켜세웠다.


이들은 "요즘 배달 거지들 많은데 사장님이 큰 결심을 했다", "저 고객은 얼마나 힘들었기에 저런 요청을 했을까 싶다" "사장님 꼭 돈쭐 나세요" 등이라 반응하며 그를 응원했다.


반면 여성의 요청이 거짓말이라 의심하는 누리꾼들도 있었다. 이들은 "저는 워낙 이런 경우에 많이 속아서 못 믿겠다", "그냥 장난같아 보인다"고 조심스레 의견을 전했다. 


이처럼 다양한 의견이 오가는 가운데, 임신한 여성 고객에게 외상으로 밥을 배달해 준 사장님의 배려가 너무도 훈훈하다는 반응이 이어지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