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사이트] 김한솔 기자 = 고(故) 박원순 전 서울시장의 아내 강난희 씨가 1심 판결에 불복하며 억울하다는 입장을 밝혔다.
20일 서울고법 행정 9-1부(김무신 김승주 조찬영 부장판사) 심리로 항소심 첫 변론기일이 열렸다.
이날 박 전 시장 배우자 강난희 씨와 소송대리인은 "오히려 성희롱 피해자인 망인이 가해자로 설명되고 있다"고 다음과 같이 주장했다.
소송대리인은 "피해자 측에서 문자메시지를 '사랑해요'로 시작했음에도 이 부분을 제외하는 등 실체적 하자가 있다"며 "원심은 반대신문권을 보장하지 않았고, 아귀가 맞지 않은 참고인 진술에 근거하는 등 사실인정에 오인이 있다"고 말했다.
박 전 시장 사망 이후 진행된 국가인권위원회 직권조사와 관련해서도 절차적 하자가 있다고 지적했다.
대리인은 "망인의 사망으로 직권조사가 가능하다는 주장이지만 근거를 제시하지 못하고 있다"고 목소리를 냈다.
이날 강씨는 재판부에 "제 남편은 억울한 피해자"라며 "진실을 외면하시지 말고 정의로운 판결을 내려달라"고 호소하기도 했다.
인권위 측은 추후 서면으로 반박 의견서를 제출할 예정이며 재판부는 오는 6월22일 해당 사건에 대한 2차 변론기일을 연다.
앞서 박 전 시장은 부하직원인 서울시 공무원으로부터 강제추행 혐의로 고소당한 뒤 2020년 7월 9일 북악산 숙정문 근처에서 숨진 채 발견됐다.
경찰은 그의 사망으로 수사를 종결했지만, 인권위는 2021년 1월 직권조사를 통해 박 전 시장의 성희롱 혐의를 인정했다.
당시에도 강씨는 피해자 주장만으로 고인을 범죄자로 낙인찍었다며 인권위를 상대로 권고 결정 취소 소송을 제기했다.
그러나 1심은 지난해 11월 강씨 패소로 판결했다. 재판부는 "박 전 시장의 행위가 피해자에게 성적인 굴욕감이나 불편함을 줬다고 보여 피해자가 성희롱을 당했다고 인정할 수 있다"며 "인권위가 피해자 구제와 제도개선을 위해 내린 권고 결정에 재량권의 남용이 없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