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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울증 있는 여자만 노린다"...디시판 n번방이라는 '우울증갤러리'의 실체

한 온라인 커뮤니티에서 우울증 여성을 대상으로 범죄를 저질렀던 과거 정황이 포착됐다.

인사이트기사의 이해를 돕기 위한 자료 사진 / gettyimagesBank


'강남 투신 여학생'의 배경으로 지목된 온라인 커뮤니티서 비슷한 사건 발생


[인사이트] 최민서 기자 = 최근 서울 강남의 한 고층 빌딩에서 10대 여학생이 투신하는 사건이 발생했다.


그 가운데 극단적 선택 배경으로 지목된 한 인터넷 커뮤니티에서 과거 비슷한 유형의 자살 사건이 수차례 발생했던 정황이 포착됐다.


18일 서울경제 취재에 따르면 지난 17일 강남에서 투신한 여학생 A씨와 비슷한 시기에 최소 4명의 여성이 온라인 커뮤니티 '디시인사이드'의 '우울증갤러리'에서 활동하던 중 극단적 선택을 한 것으로 추정된다. 


인사이트온라인 커뮤니티 디시인사이드의  우울증갤러리에서 '신대방 팸'을 비롯한 유사 N번방에 대한 경고글이 올라와 있다 / 디시인사이드


"우울증 앓고 있는 미성년자들의 심리적 불안감 이용해"


우울증갤러리 다수의 이용자들은 해당 여성들에 대한 성희롱 글을 게시하고 소위 '신대방 팸'이라 불리는 이들은 10대 여성들과 만나 성 착취까지 했다고 알려지면서 '디시판 n번방'이라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익명의 제보 등에 따르면 '신대방 팸'은 서울 신대방동에 위치한 아지트에서 미성년자들에게 술과 담배 등을 미끼로 성폭행, 마약 투약, 폭행 등을 일삼은 것으로 보인다. 


제보자들은 "신대방 팸 일당이 우울증을 앓고 있는 미성년자들의 심리적 불안감을 이용해 성착취 등을 일삼았다"고 입을 모았다.


인사이트기사의 이해를 돕기 위한 자료 사진 / gettyimagesBank


한 제보자는 "2015~2021년 서버 이전하기 전 '우울증갤러리'에서 신대방을 검색하면 어떤 분위기인지 짐작이 될 것"이라고 했다. 


이어 "사이트 자체가 정신적으로 불안한 여자를 착취하기 쉽다고 생각하는 남자들과 실제로 자살 고위험군의 여자아이들이 만나는 분위기"라고 설명했다.


이외에도 '신대방 팸'의 일원과 과거 연인관계였다가 극단적 선택한 고인 'Standstill(닉네임)'의 지인이라 밝힌 B씨는 "신대방팸은 아지트를 오가면서 함께 지냈다. 영화 '박화영'에서 비치는 것과 같이 우두머리를 아빠라고 부르며 따랐다고 들었다"고 증언을 전했다.


B씨는 "고인은 사망 5개월 전 한 차례 자살 시도로 정신병원에 입원하면서도 커뮤니티 활동하며 교류를 이어갔다"며 "퇴원 후에도 지인들과 있는 자리에서 '신대방 팸'이 부르면 곧바로 자리를 뜨곤 했다"고 덧붙였다.


인사이트디시인사이드


고인의 연인이었던 '신대방 팸'의 일원인 C씨는 강남에서 투신한 A씨와 SNS 친구인 것으로 확인됐다.


10대들의 극단적 선택이 반복되는 가운데 그 배경으로 인터넷 커뮤니티를 통한 불건전한 만남이 지목되면서 일각에서는 이번 사건이 'n번방'과 흡사하다고 지적이 나온다. 신대방 팸들은 미성년자들과 함께 '술피뎀'이라는 마약을 투약하고 '덱스'를 이용했다는 증언도 있었다. 


술피뎀이란 불법 구매한 졸피뎀(불면증 치료에 사용되는 향정신성의약품)을 감기약과 소주에 타서 복용하는 방식이며, 덱스는 시판 감기약을 과다복용 해 환각을 느끼는 것을 의미한다. 


한편 지난 16일 오후 2시 30분쯤 테헤란로의 한 건물 옥상에서 10대 여학생 A양이 떨어져 숨졌다. 현재 경찰은 A양의 휴대폰을 디지털포렌식으로 검사 중이며 사고 당시 함께 있던 남성을 조사하면서 '자살 방조죄'로 입건을 검토 중이다.